인생이 쉬울까
모래장난이 쉬울까
사랑이 쉬울까
흠을 잡히고 싶지 않다. 그게 무엇이든, 누구에게서든.
완벽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근처에 도달하고 싶다.
친한 친구는 참 피곤한 삶이라고 했다. 대단하다고 했다.
칭찬을 받고자 하는 건 또 아니다. 그냥 내 스스로에게 정해진 규칙 같은 것이다.
내 인생은 철봉 위에 매달려있다.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나는 팔 힘을 기르고 근력을 기르고 인내심을 기른다. 여기서 떨어지면 마치 내 인생을 헛살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고 말 것이다. 하지만 남들은 모두 철봉 아래에서 모래 장난을 하고 있다. 부럽다. 행복해 보인다.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왜 저 모래 바닥에 발한 번 디뎌보지 못하고 이렇게 악착같이 매달려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도 있다.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냥 내가 그런 사람인 거다. 완벽함을 쫓는 사람. 완벽함의 끝이 무엇인지 도대체 완벽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쫓는다. 끝나지 않는 레이스를 시작했고, 이제는 종점이 보이지도 않는 길을 뛰고 있다. 헉헉 거리며 온몸이 땀에 절여 있을 때 길가에서 물을 건네주는 사람도, 수건을 건네주는 사람도, 그리고 그만 뛰고 쉬라고 손을 내밀어 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난 모든 것을 뿌리쳤다. 왜? 그 왜를 찾고 있다. 난 왜 이렇게 살아가는 걸까?
그리고 그 왜에 대한 대답을 내려줄 사람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