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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at Fiction Nov 22. 2018

머리를 잘라내 듯 너를 대했으면

난 왜 잘 사는 척하려고 노력하면서 온갖 두려움들을 껴안고 있을까.


머리를 기르다 보면 머리끝의 상한 부분이 신경 쓰인다. 하지만 머리를 기르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단 기른 다음에 다듬으려고 참고 기다린다. 


그렇게나 상한 머리는 신경 쓰면서, 정작 내 인간관계에서의 상한 부분은 거칠게 잘라낸다. 어떤 머리 스타일이 나올 줄 알고 그렇게 단칼에 잘라버린 걸까. 


시작은 쉬운데 끝이 두려운 것이 모순됐다. 
내 인생의 잘못은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끝이 두렵듯이 시작도 조심스러워야 한다. 


생각해보면, 내 인생에도 끝이 있을 텐데 나는 왜 이렇게 끝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 끝이 두려워 끝이 보이는 길에는 진입을 안 하려고 한다. 사람 간의 관계에서 끝은 항상 존재하고 시작과 끝은 같은 말이라고도 하던데. 난 왜 잘 사는 척하려고 노력하면서 온갖 두려움들을 껴안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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