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냐?
"난 우리 관계가 끝이 나더라도 너랑 나랑은 인연으로 만난 거니까 기분 좋게 헤어지고 싶어."
"쓰레기냐. 좋은 이별이 어딨어? 그냥 너가 좋은 사람으로 포장되고 싶은 거잖아."
"....."
"넌 그렇게 좋은 말만 하고 끝내. 나는 너가 그렇게 말해도 욕만 퍼부을 거야. 결국 넌 끝까지 너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새끼야."
"있잖아. 어차피 우린 이렇게 계속 만나도 오래 못 가고 끝날 거야. 아까도 말했잖아. 우린 안 맞아. 너도 인정하잖아."
"그 끝이 아직 안 왔잖아. 근데 너가 오래 못 갈지 어떻게 알아?"
"이렇게 서로 모든 걸 맞춰가야 하는 것부터가 우린 안 맞는다는 거야. 끝이 보여."
"겁쟁이네. 이기적인 겁쟁이."
"(짜증 나서) 그만하자. 그만하고. 밥 먹을래?"
"너가 평생 이런 식으로 연애불구자로 살았으면 좋겠다. 밥이 넘어가겠니? 겁쟁이란 말에 또 욱해서. 그래 너 존나 좋은 사람이다. (자리 박차고 나간다)"
후. 한숨 쉬면서 앉아있던 카페의 의자에 머리를 기대고 눕는다. 이렇게 편한 의자였구나. 싶다.
이렇게 가까이에 있는 편안함을 두고
왜 나는 불편한 자세로 이야기해야 하는 사람과 연애를 했을까
물론 좋아했다. 사랑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는 모든 연애 대상을 좋아했다.
"넌 씨발 착한 사람 콤플렉스 같은 거 있지 않아?"
지난번 이별 때 들었던 말인데, 이번에는 이기적인 겁쟁이라는 말을 들었다.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사실은 나 스스로가 밀어내려 해도 남들에 의해 다시 화살로 되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