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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at Fiction Nov 22. 2018

못 잊는 게 아니라, 익숙해서 그래

너가 사준 시계 

아직도 차고 있어 

여전히 아침 7시에 울려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 

여전히 정각마다 띵동 

한 시간마다 시계를 바라봐


그런데 시계가 깜빡깜빡

배터리를 교체하래

친구들은 

이제 그만하래 


그게 아닌데

너가 그리운 게 아냐 

멈춰가는 시계를 차고 있어도 


너가 그리운 게 아냐

익숙해서 그래

보고 싶지도 않아

익숙해서 그래 


가끔 시계를 채워주며 

고맙다던 너가 생각은 나

뭐가 고맙냐고 물어보면


행복하게 해 줘서 

행복하게 해 줘서

글썽이며 대답하던 너 

가끔 생각은 나 


하지만 그리운 게 아냐 

익숙해서 그래

보고 싶지도 않아

익숙해서 그래 


정말 그리운 게 아냐 

익숙해서 그래

정말 보고 싶지도 않아 

익숙해서 그래


그러니까 오해하지 마

여전히 시계를 차고 있어도 


너가 그리운 게 아냐

익숙해서 그래

보고 싶지도 않아

익숙해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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