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좋아해?
황당했다.
이제껏 들었던 질문들 중 가장 황당한 질문이었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이렇게 한 걸음에 달려올 수 있었을까.
몇 개월 동안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한 마디 한 마디를 곱씹어보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생각해보고
바로 사과하고 더 오래 사랑하기를 바랐을까.
너의 그 질문은 이제까지의 내 사랑을 다시 0점으로 돌려놓았다.
점점 단단해져만 가는 나의 초콜릿 같던 사랑을 솜사탕 취급했다.
그렇게 맛있게 받아먹을 땐 언제고
모양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더 커지길 바랄 땐 언제고
그 무게에 짓눌려가는 나는 보지 못한 채
내 사랑을 속 빈 솜사탕으로 만들어 버렸다
응 좋아해.
근데 왜 대답을 뜸 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