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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진출]스타벅스 '운영 매뉴얼'에서 배우다(8탄)

#떡볶이로세계제패 #푸드컬쳐디렉터 #동남아 #브랜드마케팅

1. B.I. + story telling

2. 매뉴얼 / 시스템


5~7탄 까지는 '직원 교육 시스템'

특히 '동남아시아 직원 관리, 리더 만들기, 직원 교육'을 심층적으로 다뤘다면 오늘은 마지막 단계인 '매뉴얼'과 '레시피'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기업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엔 이야기할 내용이 너무 크고 방대해서 '해외진출' 관련된 연재가 끝난 뒤 따로 다룰 생각 예정이다



'스타벅스' 하면 바로 떠오르는 생각은 무엇일까?

문화, 프라푸치노, 디저트, 매뉴얼, 텀블러, 인테리어 등등이 있을 거라 생각된다


어느 나라를 가던 나는 스타벅스를 자주 찾는다

이유는 "편하고 익숙"하기 때문이다


비슷하고 일정한 분위기, 느낌, 메뉴, 음료, 서비스가 생전 처음 와본 나라에 혼자 있어도 나를 편안하게 안심시킨다


한국이나 미국을 가보면 스타벅스 브랜드뿐만 아니라 작은 브랜드부터 해외 브랜드들까지 자신들만의 고유의 색깔과 서비스들이 있어서 굳이 스타벅스만 갈 필요는 없지만,

동남아시아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나는 유독 스타벅스를 고집하게 된다


왜일까?


커피 맛이 다르고 디저트가 다양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장 큰 이유는 "일정하고 균일한 서비스"때문이다


동남아에서 사업이나 여행을 하다 보면 음식은 맛있지만 서비스가 별로여서 혹은 너무 느려서 답답했던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거라 생각된다


그만큼 동남아시아에서 서비스와 마인드 교육은 너무 어렵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온 유명 브랜드 매장들도 가보면 맛이나 제품은 만족스럽지만 서비스나 직원이 별로여서 그 브랜드에 대한 인지도나 평가가 나쁜 경우들이 있다

한국 서비스까지 바라지는 않아도 갈 때마다 편안한 서비스를 받고 싶은 것이 고객의 마음이다


많은 회사와 매니저들이 서비스에 신경을 많이 쓰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게 되는데, 신기하게 스타벅스 직원들은 남달랐다


처음엔 '월급을 많이 주나? 좋은 학교를 나왔나? 해외파 인가? 인센티브가 좋나?' 별의별 생각을 다 했다


어째서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아무리 손님이 많아도 동선이 꼬이지 않고, 주문 시간이 딜레이 되지 않으며, 일정한 서비스와 마인드를 유지할 수 있을까?

얼마나 대단한 서비스 교육팀이 있는 걸까?

너무 궁금한 나머지 필리핀 스타벅스에 취직하려고 이력서도 냈었다

물론 외국인이다 보니 합격을 하지는 못했지만 스타벅스에 다니는 바리스타들을 친로 만들고, 매장 매니저와 따로 커피를 마시며 물어보고, 매장에서 새로운 직원 교육을 할 때 몰래 훔쳐보고, 하루 종일 스타벅스에 앉아서 일하는 방식이나 직원들 미팅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스타벅스 바리스타 혹은 직원이라고 해서 월등하게 높은 월급을 받지도 않고, 해외파도 간혹 있었지만 대부분의 직원들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학력이나 레퍼런스는 비슷했고, 특별한 교육팀은 존재하지 않


그렇다면 이 서비스의 핵심은 어디서 나오는 것 일까


바로 매뉴얼 북이다


스타벅스에 대해 공부해 보신 분이라면 '스타벅스 매뉴얼 북'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거라 생각된다


실제고 매뉴얼 북을 보니 굉장히 두껍고 정교했으며 엄청나게 자세했다


교육을 담당하시는 분들이라면 알거라 생각한다

교육을 해보면 받아들이는 방식이 4가지로 분류된다

어떤 직원은 시각적인 것 = 사진이나 그림, 어떤 직원은 청각적인 것 = 강연이나 비디오 음성파일, 어떤 직원은 촉각 = 직접 만져보고 행동하고 경험, 어떤 직원은 자세하게 풀어서 설명되어 있는 글이나 그래프 등으로 받아들인다


서비스 교육을 들으러 가보면 듣는 사람의 성향에 대한 고려 없이 사진이나 그림 한 장 없는 ppt를 보여주거나, 계속 짧은 비디오 클립만 보여주거나 혹은 2~3시간 혼자 계속 교육 내용을 설명해 주시는 강사분들이 있다


그런데 교육의 본질은 '받는 사람이 그것을 정확하게 듣고 이해하고 배운 대로 똑같이 할 줄 알아야 한다'이다


그런 면에서 스타벅스 매뉴얼 북은 실로 대단했다


그림, 사진부터 아주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설명되어 있으며 교육 담당자(매니저)가 shadowing 하며 실제로 보여주고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하루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1주일 정도의 기간을 두고 천천히 하나하나 꼼꼼하게 교육하고 틀린 부분을 고쳐주고, 질문과 답을 통해 직원이 온전하게 매뉴얼을 이해하고 혼자 할 수 있도록 자립시킨다


"오븐 위쪽에 있는 기름종이를 바로 옆에 있는 집게로 빼다가 선반에 있는 빵을 (120도에 예열되어 있는) 오븐에 넣고 문을 닫자마자 타이머를 맞추고 오른쪽에 있는 나무도마에서 빵을 자르고 오븐 아래쪽에 있는 테이크아웃 박스에 담는다. 손님에게 제공할 때 물티슈 하나와 포크 나이프를 하나씩 챙기고 양손으로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과 미소를 띠며 건넨다' (이 설명 옆에는 사진과 그림이 함께 있다)


음식을 만드는 방법에서부터 어떻게 인사하고 어떤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매장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누구에게 보고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아주 디테일하게 적혀있다


이런 디테일한 매뉴얼 북을 통한 교육을 받으면 어느 누구를 데려와도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다른 브랜드들과 스타벅스의 큰 차이였다


신입사원이 그 매뉴얼 북을 정독하면 대략적으로 회사가 추구하는 서비스와 문화, 손님을 대하는 방식, 음료를 만들고 서빙하는 방식까지 이해하고 느낄 수 있게 만든다  


http://godinacup.tistory.com/14

http://lunemort.blog.me/40197703907


백종원 본가 대표의 장사 이야기에서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나가는 사람 30분 붙잡아 놓고 가르쳐도 똑같이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스터즈가 커지면서 매번 체크하고 가르칠 수 없기에 매뉴얼 북을 만들


나에게 당연한 것들 이거나 한 번만 생각하면 너무 쉽고 간단한 행동 양식들은 뺀 채 중요한 부분들만 넣어서 매뉴얼 북을 만들었다


매뉴얼 북을 읽고 직원들이 딱히 질문도 없고, 알아듣는 것 같은 눈치여서 내심 '다 알아들었구나' '알아서 잘 하겠지' '이젠 문제없겠지' 했는데,

손님이 갑자기 몰리거나 바빠지면 직원들끼리 부딪히고 동선이 꼬이고 서빙하는 방식, 주문받는 방식, 플레이팅, 손님과의 대화 스타일까지 여전히 전부 제각각이었다


그때 깨달았다

나의 가장 큰 실수는 '저 저 정도는 다 알겠지'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 뒤로 브랜드를 2개 더 만들면서 만들었던 매뉴얼 북은

만약 전 직원이 전부 다 바빠서 신입사원 교육을 해줄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라고 할 지라도 그 북 하나만 보면 바로 현장에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록 아주 세심하고 디테일하게 만들었다

물론 사진과 그림까지 자세하게 넣었다


<floor>

"손님이 테이블에 앉으시면 손님 오른쪽으로 가 45 각도로 기울이고 3번 접혀 있는 메뉴판을 손님에게 두 손으로 드린다.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 전체를 곧게 펴고 메뉴를 포인트 하는데 글씨를 가리지 않고 늘 오른편에 서서 이야기한다 30센티 정도 거리를 두고 손님과 대화를 하며 음식 추천 전에 혹시 못 드시는 음식이나 알레르기 음식이 있는지 여쭤보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신 다고 하면 고기 종류 중에서는 이런 이런 것을 추천하고, 혹시 채식주의자라고 하시면 비빔밥이나 파전을 추천해 드리고 order slip에 반드시 채식주의자임으로 고기 빼 달라는 이야기를 적고 주방에 직접 가서 키친 매니저에게 테이블 번호와 손님의 상황을 다시 한번 알린다. 수저와 젓가락은 머리 쪽을 만지지 않고, 앞접시를 제공해 드릴 때는 테이블을 가로질러서 서빙하지 않으며 손님 오른쪽에서 천천히 하나하나 서빙한다. 만약 서빙을 하다 접시를 떨어뜨려서 큰 소리가 났을 경우 떨어진 접시를 집기 전에 우선 근처에 있는 고객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한다. 사과를 할 때는 반드시 천천히 눈을 맞추며 해야 하고 손은 팔짱을 끼거나 뒷집을 지거나 주머니에 넣지 않는다. 남자는 머리에 왁스를 바르고 귀걸이 목걸이 등 모든 액세서리가 금지이지만 결혼반지는 허용한다. 향수나 향이 나는 로션은 사용할 수 없고 신발은 컬러가 들어가 있지 않은 깨끗한 검정 신발이며 신발끈도 검은색 이어야 한다"


<kitchen>

"오른손으로 냉장고 문을 열고 두 번째 칸의 치킨을 꺼내, 빨간 3호 통에 담고 A파우더 1컵을 넣고 뚜껑을 완전히 닫은 뒤 오른쪽으로 세 번 왼쪽으로 세 번 흔들어 주고, 치킨의 뼈 쪽을 엄지 검지로 잡아 딱 한번 털어주고 170도로 예열된 치킨 튀김기에 왼쪽 위-오른쪽 아래, 중간 왼쪽-중간 오른쪽 이 방향으로 치킨을 한 조각 한 조각 넣어준 뒤 10분 타이머를 바로 누른다. 3분 동안 튀김기 안에 들어 있는 치킨은 만지지 않고 손을 닦고 손에 물기를 제거한 뒤 왼손엔 튀김채 오른손에는 집게를 들고 위아래로 흔드며 치킨이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레스토랑 경력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 눈을 감고 매뉴얼 설명만 들어도 머릿속에 정확하고 디테일하게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이 정말 잘 만들어진 매뉴얼 북이다


나머지 이야기는 9탄에서!


To be continued_


 by. foodculture lab. 안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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