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기일
엄마의 기일이다. 마치 이 날은 다른 세계에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냥 멍하게 하루를 보낼 때가 많다.
그 날부터였다. 문득 두려워지기 시작한 것이.
소중한 누군가가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걸 체감한 순간부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소중해지는 것도 잃는 것도 모두 다 두려워졌다.
그리고 몰래 두려워하는 마음도 모른척했다. 잃을까봐 마음이 약해져 결국 당하면서도, 눈을 뜬 채로 코가 베이면서도 잃고 싶지가 않았다.
없어질까봐 자꾸만 마음에 담고서 지키려고만 했더니 이상하게도 나만 더 아파지기만 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인 걸 알면서도, 타인이 엄마가 아닌 걸 알면서도 그랬다.
내 아픈 마음이 그 증거다.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증거. 엄마가 사라진 자리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밀어넣고 채워 그 자리가 공허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증거.
오늘따라 머리를 쓰다듬어 주던 엄마의 손길이 그립다. 부드러운 엄마의 손등도. 아마도 가장 그리운 건 엄마의 응원인 것 같다. 늘 “괜찮다”라고 말해주던 나즈막한 목소리와 함께.
엄마라면 나를 위해 싸워주었을 것들에 대해 이젠 스스로 해나가기로 했다. 엄마의 실체는 없지만 엄마가 나를 얼마나 응원하고 있는지는 잘 알고 있으니까.
2019년 7월 6일 토요일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