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문제 1: 10분간 짧은 일기 쓰기
책을 읽다보니, 진도를 빨리 나가서는 안될 듯 하다.
본문에는 "강의를 읽으면서 하나씩 할 수도 있고, 아니면 한 달을 네 주로 나눠서 매주 한 가지 연습문제에 집중할 수도 있다. 후자를 선택한 경우라면 첫 주에는 첫 번째 일기를 쓰고, 이미지와 만다라를 묘사하는 것은 두 번째 주에 함께 묶어서 진행한다. 세 번째 주에는 자기 이미지에 담긴 이야기를 글로 옮겨본다. 그리고 마지막 주에는 두 번째 일기를 쓰도록 하다."라고 된 걸 보니, 아마도 한 연습문제를 일주일은 해보는 게 좋을 듯 하다.
그래서 10분간 짧은 일기 쓰기로 돌아왔다.
---------------------------------------------
2019년 01월 02일 수요일, 경주
하얀 천으로 곱게 싸인 베개를 반으로 접는다. 가슴팍 아래로 밀어놓고서는 두 다리를 쭉 뻗는다. 마치 지렁이가 마음에 드는 촉촉한 흙을 찾은 듯 온 몸을 쭉 늘려본다. 곱게 바느질 된 바닥 요도 적당하게 폭신하다. 턱 괴기가 얼굴 비대칭과 허리 통증을 유발함을 알고 있으나, 이런 포근한 느낌을 포기할 수가 없다. 결국 배를 깔고 노트북을 연다. 노트북 뒤로는 단정한 나무 무늬 장판과 아이보리색 한지 벽지가 눈에 들어온다. 한옥의 고즈넉함이 방안까지 스며들어 있는 것 같다.
아무런 소음이 없이 편안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물리적 소음이든 심리적 소음이든, 소음이긴 마찬가지다. 괜시리 내 자신이 측은하다가, 이 순간에 잠시 머무르기로 한다. 맨발로 비비적 거리는 아랫목의 따뜻한 온도, 팔만 뻗으면 껍질이 벗겨질 것 같은 감귤, 그리고 뜨거운 메밀차 한 잔. 아스팔트 위의 시끄럽고 차가운 현실의 우풍을 잠시 피해갈 수 있는 이 방이 한 없이 고마워졌다. 아주 잠시라도 포근하게 해주어 고맙다.
--------------------------------------------
오늘 일기의 제목을 지으려니, 참 어렵다. 반은 지금 머무르는 방을 쓰고, 반은 내 마음을 쓴 것인데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 내가 포근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쓴 걸 보니, 아무래도 이것이 주제가 아닐까 한다.
그래서 제목은 <포근한 피난처>
오늘은 여기까지.
편안한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