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 공포를 일으키는 교육
이왕 스카이캐슬 이야기를 꺼낸 김에, 하나의 주제를 더 얘기해보고자 한다. 스카이캐슬에서 김주영이 보여주는 교육방식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나는 '두려움'이라 생각한다. 김주영은 학생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고 그것으로 아이들을 조종한다. 그 공포심이란 '미지'에 대한 공포다. 즉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했을 때 아이들이 마주할 그 '미지의 세계' 말이다.
나도 입시 논술학원에서 일한 적이 있다. 잠깐이었지만 그곳에서 빠져나온 이유는, 대학 입학이 인생을 결정짓는 듯한 논조가 견디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선행학습 학원이나 입식학원은 학부모들에게 '공포'를 심어준다. "어머니, 지금 이걸하지 않으면 아이가 나중에 힘들어져요"라는 말이 가장 설득력 있다.
내가 부모라도 그런 말을 들으면 조급해지면서 무엇이라도 시키고 싶은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 학생 시절을 보냈다. 특히 중학교는 수학과 영어, 그리고 운동 스케줄로 짜여져 있었다. 소위 잘나가는 학원에 다녔다. 문제는 내가 외고에 입학하면서 나타났다. 그곳에는 뛰어난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공부를 딱히 하지 않아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외고 시험도 스트레스없이 치뤘던 나로서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생각하지도 못하게 똑똑한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 느낌이 오지 않았다. 하지만 재미있었던 건 그 중에서도 전교 1등을 하는 아이는 학원을 다니지 않았다. 더욱 충격이었다. '선행을 하지 않고도 어떻게 잘 하는 걸까' 궁금해졌다. 심지어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성적이 바닥이었다고 했다. 그 아이와 친해진 이후로, 고등학교 시절 내내 나는 학원을 다니지도 과외를 받지도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대학교에 가서 겪었을 충격을 미리 겪은 것이다. 아마도 예서가 서울대 의대를 가서 겪을 그 충격을 말이다. 내가 행운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성적이 떨어졌다 혼자의 힘으로 올리면서 내가 깨달은 바가 있어서다. 공부가 재미있다는 것. 스스로 하면서 깨우치는 것이 얼마나 보람된 일이라는 것을 그 때 깨달았다.
공부의 방식은 하나가 아니며, 사는 방식도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그 때 배웠다. 미지의 세계를 미리 경험했기에, 나는 대학에 가서도, 대학원에 가서도 흔들리지 않고 해낼 수 았었다. 그 과정이 없었다면 나는 유학을 갈 생각도 가서도 해내지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스스로 공부하며 깨달은 것은 내 자신이 해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디에서도 나 자신을 믿을 수 있었다. 한 번 해본 사람은 두 번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김주영 선생은 삶의 방식을 하나로 규정하고 그 이외의 것은 모두 무가치하다고 가르친다. 그 트랙에서 벗어나면 낭떠러지며, 인생의 끝이라고 말이다.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학부모도 많다. 하지만 내 경험을 그렇지 않다. 아이가 하고 싶은 걸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까지 않으면 그 아이는 제 자리를 찾아간다. 실패해도 괜찮다고, 우리고 옆에 있다고 다독여 주는 것이 아이에게 가장 좋은 것 같다.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 '공포심'을 조성할 것이 아니라 '안정감'과 '호기심'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수많은 미지의 세계를 만날 아이들의 인생을 정말 위한다면 말이다. 물론 이러한 생각은 나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기에 다른 사람의 인생을 판단할 수 없는 문제다. 하지만 모든 부모의 목적은 같다. 아이들이 행복해지는 것. 그리고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는 부모가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들이 먼저 공포심을 버리면, 아이들도 그럴 수 있다. 부모들이여, 불안과 공포를 버리고 믿어라. 아이들을 위해서.
2019년 01월 24일 수요일, 서울
제목: 공포를 일으키는 교욱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