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의 시에나와 39살 나의 우정
남편의 오랜 친구이자 내게도 10년 전부터 좋은 친구가 되어둔 Rubenstein 가족에게는 아이가 3명이 있는데 Sienna는 그들의 둘째 딸이다.
2년 전 콜롬비아 여행에서 시에나와 친해졌고 내 수영 선생님이 되어 준 이후, 우리들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Sienna엄마인 Alexis는 아이들이 10살에 자기들이 가고 싶은 나라를 선택하고 그곳으로 엄마와 함께 여행 가는데 Sienna는 내 나라 Korea를 선택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린이집 보내고 시에나와 완전히 이틀을 보내며 내 가장 어린 친구를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다.
서울에서의 이틀은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었지만 나의 쌍둥이를 너무나 아끼고 잘 놀아주고 돌봐주는데 감사했다.
대구에 내려와 차를 함께 타고 가며 시에나는 내게 직접 만든 동영상 편집을 보여주고 유튜버로 활동하는 영상들을 보여주었다. 난 그녀의 실력에 완전히 놀랐다. 뿐만 아니라 스케치를 좋아하는 그녀가 그리는 꽃 실력과 스킬에 감탄했다. 그런데 갑자기 차에서 내린 시에나가 딴 사람이 된 듯 힘들어 하며 자꾸 엄마에게 기대며 짜증을 냈다. 칭얼거리다 우리가 잠깐 칼국수를 먹는데 기대어 길에서 잠이 들었다. 난 조금 당황했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던 행복한 시에나가 너무 급작스럽게 기분이 저조된 것이다
Alexis가 잠든 시에나를 보며 Bipolar disorder라고 했다. 조울증. 극과 극으로 기분 변화가 심하고 너무 폭력적이 되어서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했다. 제임스 발달 장애로 마음고생 심했던 나라 덤덤한 척 들으면서도 부모로서의 근심이 고스란히 전해졌고 시에나의 이해할 수 없었던 행동들도 그제야 이해되었다.
나는 그때부터 시에나 손을 꼭 잡고 걸었다. 긴 여행에 지쳤을 Alexis를 돕고 싶기도 했고 그저 내가 사랑하는 내 친구를 더 많이 챙겨주고 싶었다. 그리고 조울증을 알고 나니 그녀가 오히려 특별하게 여겨지며 그것이 시에나라는 캐릭터를 더욱 풍부하게 채워주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미치게 되었다.
나도 어릴 때 그런 아이였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받아줄 부모가 없으니 혼자 견뎌냈고
많은 시련 후, 이제야 겨우 평온을 찾기 시작한 것 같다.
우리는 그림을 함께 그린다는 공통점으로 앞으로 함께 그린 것을 서로 보여주기로 했고 나는 또 그녀로부터 아이무비로 편집한 동영상 등 많은 것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내 미국 생활에서 답답할 때,
내 아이들 생각이 궁금할 때에도,
막연히 힘들 때 그녀와 대화하면 답이 생길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나 또한 언젠가 내 인생 이야기를 전하며
그녀에게 영감을 주며 힘이 돼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한국을 선택해 나를 보러 먼 길을 단숨에 달려온
내 친구, 시에나~
난 그녀의 순수한 우정에 깊은 감사를 하며
떠나는 기차를 보며 먹먹해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시에나와의 우정은 분명히
내 삶에 큰 의미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