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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Nov 17. 2021

13. 햇살이 감사한 것은 겨울과 그늘 때문



11월도 이제 중반이 넘어가는 16일이 되었다. 아침 일찍 산책하는 것이 너무 추워 나가지 못하고 오전이 되어서야 두꺼운 재킷을 입고 강아지 산책시키려고 동네 공원으로 나갔다.

공원에 들어서자 큰 나무들이 드리운 그늘을 보기만 해도 추운 것 같아 나무 틈새로 햇볕이 드는 길만 따라 걷기 시작했다.

그늘 속에서 햇볕은 너무도 밝았고 겨울 아침이라 그런지 너무도 따듯했다.


아, 이것이 은혜구나.

나는 햇볕 따라 걷다가 예수님이 말씀하신 팔복이 떠올랐다.


만물에게 생명을 주고 소생시키며 살게 하는 해.

하지만 여름이나 그늘 한점 없이 내리쬘 때, 우리는 덥다고 투덜대고 그 해를 피해 그늘을 만들고 해를 인식조차 못하고 살아간다.

우리가 해를 느낄 때에는 오늘 아침처럼 춥고 그늘이 졌을 때이며 그때엔 해의 따듯함을 충분히 만끽하고 감사하기까지 한다.

이와 같이 아침에 눈을 떠 건강하게 일어나 숨을 쉬고 가족들과 함께 일상을 살고 잠드는 집이 있고 가족과 친구와 이웃과 사랑하며 평범한 시간을 보내는 이 모든 순간들이 축복임을 잊을 때가 많다. 며칠 감기에 걸려서 콜록대며 만사 귀찮게 생각하고 게으름을 부리기도 하고 짜증을 내기도 했다.

너무 많은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었기에 하나님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고 불만하고 불평할 일만 찾았다.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서는 겨울과 그늘에 놓여 추위를 느껴야 한다.

그래서 고난과 고통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고 내가 가진 것이나 사람에게 의지하는 것이 허무하다는 것, 그것을 모두 주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명백히 깨닫게 되는 시간이다. 그래서 감사할 수 있다.



오늘 내 마음에 일어나는 불평과 불만을 들여다본다.

그것들은 시선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확연히 다른 태도를 이끈다.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뜨거운 해로 느낀다면 억지로 그늘을 만들고 에어컨을 틀어대며 불평, 불만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집이 지저분해서 한숨, 할 일이 많아 짜증,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불편 등등....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모든 것에 감사하면 집이 지저분하도록 아이들이 활기차게 잘 놀아 감사하고 큰 병이 아니라 단지 감기에만 걸렸음을 감사, 거기다 다행히 기침만 하고 두통이나 열, 몸살 기운이 없어서 감사하다. 집에 있게 되면 휴식할 수 있는 집이 있음에 감사하고 할 일이 많으면 내 힘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음에 감사하다.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대로, 매 순간, 어떠한 상황에서도 감사하면 오히려 불만을 찾기 힘들다.


한동안 영감이 없어 잠시 글을 쓸 수 없었다 생각했는데 그 몇 주간 하나님과의 관계가 부족했기에 영감이 생기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사랑과 인내심이 고갈될 뻔했다는 것도.


하나님이라는 햇볕을 만끽하고 감사하지 않는다면 얼어 죽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오늘도 부지런히 감사하며 살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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