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변을 산책하다 거의 부서진 배 한 척을 봤다. 아침 바람은 셌고 배는 묶여 있는 채로 파도가 치는 대로 이리 비틀, 저리 비틀하고 있었다. 나는 한참을 그 배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우리의 육체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적으로 죽고 육체와 혼만 남은 상태가 저 상태가 아니겠나? 세상이라는 파도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파도가 치는 대로 그저 휩쓸리며 떠도는 존재. 파도에 쉽사리 뒤집어지기에 사람이 탈 수도 없는 쓸모없는 저 배처럼.
영이 회복돼 주인이 굳건한 배는 저 높고 막무가내로 치는 파도에도 자기의 역할대로 사람을 태우고 폭풍우에 맞서 자기가 갈 곳을 향해 가리라. 한 마디의 말씀으로 파도를 잠재우는 우리 주 예수님과 함께 탄 배는 파도를 이기며 나아가리라.
그 배를 한참 동안 바라보며 영적으로 죽어있는 많은 영혼들의 모습이 가여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