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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May 03. 2022

34. I’ll fight

I’ll fight with life’s final war with pain.


주님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성경책을 읽고 묵상하고 주님 말씀 따라 고군분투하는데도 누군가에게 화나는 마음을 억누르지 못하겠고, 나 자식이지만 만사 귀찮고 남편에게 짜증을 내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머리로는 성령 충만하면 기쁨이 넘치고 주님의 사랑을 기억한다면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게 맞는데 나는 내가 아는 데로 살지 못할 때가 더 많다. 그 사실이 최근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매일 하루 3시간 정도 묵상하고 나름대로 기도도 하며 사는데 왜 내겐 기쁠 때는 엄청 기쁘고 지속되지 못하는가? 내가 기쁨으로 벅찰 때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사랑스럽고 용서가 되고 도와주고 싶은데 왜 그 감정은 잠깐 동안뿐일까? 내 자아가 아직도 너무 강한가?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건가? PMS를 겪을 때마다 나는 호르몬의 노예처럼 짜증을 내고 제멋대로 하고 싶다. 성령이 충만하지 못해 마음이 이렇게 오르락내리락 널뛰기한다 싶으니 꼭 실패자 같은 기분이 들기만 했다. 성경을 더 많이 읽고 내 마음을 친구들과 남편에게 털어놔봐도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을 먹구름 가득한 기분으로 지내다 부활절에 교회를 가서 찬송을 부르는데 I’ll fight with life’s final war with pain이라는 구절이 나를 사로잡았다.


마지막 전쟁을 고통으로 싸울 거라는 의미는 우리는 영적 전쟁을 죽음의 마지막 순간까지 하는 것이고, 그것은 늘 고통이 따른다. 그 순간, 내가 잠시 착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님을 만나면 성령 충만한 기분으로 꽃길만 걷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니라 전쟁이 우리의 일상이었다. 성령 충만했던 기쁨은 힘겨운 인생에 위안과 희망이 돼주는 내 발 앞을 비춰주는 등불이 되었고 죄성을 가진 우리는 그 빛에 의지해 한걸음 한걸음만 걸으면 깨달았다.

창세기 1장 1절에 흑암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하나님이 가장 먼저 만드신 게 빛이라는 사실이 기억났다. 흑암이 우리의 죄로 기쁨이 없는 상태이면 빛은  하나님을 알게 돼 기쁜 상태가 된다.

자연스러운 게 흑암이라면 나는 그 흑암에 내리쬐는 빛 따라 한걸음 한걸음 걷는 것이 내 인생이 된다. 그것이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힘들게 싸워가야만 하는 것. 그것이 인생이다.


이 진리를 안다면 고난은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 되는 것이고 한 줄기 빛은 희망과 감사함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다.


평범한 모든 하루는 그래서 감사이고 감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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