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Say Good bye

by Momanf

가족의 배웅을 받고 차를 타며 수경은 눈물을 흘렸다. 새삼 이제 다시 보지 못할 얼굴이라 생각하니 감정이 복받칠 수밖에 없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떼어 시누 둘과 공항으로 가는 차를 탔고 네 사람은 말이 없었다.

“엄마. 왜 울어?”

보리가 물었다.

“우리가 오늘 비행기를 타고 멀리 한국으로 가니까 가족들 보고 싶을 것 같아서 조금 슬퍼서 울었어. 엄마 괜찮아 보리야. 한국에서 언니들이나 고모부께 전화드리자~”

“응. 나도 보고 싶어 언니들.”

보리가 슬픈 얼굴로 수경을 보며 말했다.

“그래. 우리 얼굴 보는 전화로 한국 가서도 전화하자”

보리가 수경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수경은 아이들이 엄마가 우는 모습에 걱정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얼른 눈물을 닦았다. Ryan이 수경의 손을 잡았고 수경은 감정을 추스르려 노력했다.

어느덧 공항에 도착했다. 모든 짐을 카트에 싣고 Kelly는 파킹을 하러 가고 Shelly는 아이들 손을 잡았다. 공항으로 들어설 때까지 서로의 얼굴만 쳐다보면 미소만 지을 뿐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릿속이 떠들어 대면 정작 말을 하는 입술이 침묵해 버리고 만다. Ryan과 수경, 아이들이 수속하는 동안 Kelly가 돌아왔다. Kelly와 Shelly는 가족들이 티켓팅 카운터에 서 있는 동안 시간이 짹깍짹깍 정직하게 흐르는 게 맞냐고? 왜 ‘휘~익’ 하는 속도로 가는 것 같냐는 등의 말을 나누며 한숨을 쉬었다. 가족은 수속을 마쳤고 Kelly와 Shelly는 아이들 하나씩 손을 잡고 검색대로 함께 걸어가 주었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올수록 서로의 얼굴을 더 마주 볼 수가 없었다.

“Thank you so much everything you’ve done for us. It was wonderful to spend time with you guys. I felt like your home is my mom’s home if I have a mom. Everything was great. I will miss this time spending with my sisters.” (우리를 위해 해준 모든 것에 정말로 감사해. 정말로 너희들이랑 보냈던 시간들이 너무 좋았어. 내가 엄마가 있다면 너희 집이 친정 집 같다고 느꼈어. 모든 것이 너무 근사했어. 나는 내 자매들과 보낸 이 시간이 그리울 거야.)

수경은 시누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Kelly가 수경을 꼭 안았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I love you Sukeyong. You are my sister. I hope that you don’t feel so badly. And I can do anything for Ryan and kids, so don’t worry about them.” (사랑해, 수경. 너는 내 동생이야. 네가 너무 아프지 않길 바래. 그리고 Ryan과 아이들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

수경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흘렸다.

“That is what I really want to hear. Thank you so much.” (그것이 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야. 정말 고마워.)

두 사람은 서로의 뺨에 입을 맞추며 다시 한번 꼭 끌어안았다. Kelly와의 작별 인사를 마치자 Shelly가 아이들의 손을 Kelly에게 건네주고 수경에게 다가왔다. 그녀는 수경의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감싸 쥐고 그녀의 얼굴을 오랫동안 기억하려는 듯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한참 바라보았다.

“I will not forget this beautiful woman, wife, mom, and my sister. I love you so much, Sukyeong. You are the best thing in our Singer’s family. Kelly and I can do anything for Ryan and kids. OK?” (나는 이 아름다운 여자, 아내, 엄마, 그리고 내 동생을 잊지 않을 거야. 정말로 사랑해. 수경. 너는 우리 Singer 가족에게 최고야. Kelly와 나는 Ryan과 아이들을 위해 뭐든 할 거야. 알겠지?)

수경은 입술을 꽉 깨물며 복받치는 울음을 참으려고 애쓰며 고개를 끄덕였다.

“Thank you so much.” (정말로 고마워.)

두 사람은 한 번의 더 진한 포옹과 서로의 볼에 키스를 했다. Ryan과 아이들까지 모두 시누들과 작별 인사를 마치자 수경의 가족은 검색대로 이어진 줄을 따라 걸었다. 아이들과 시누들은 서로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두 시누는 그런 가족을 지켜보며 눈물은 흘렸다.

‘그저 오늘이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질 수 있는 만남이었더라면. See you later이 아니라 이제 완전히 Good bye....’

Ryan이 수경의 흐느끼는 어깨를 감싸 안으며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 보리가 수경을 걱정스레 올려다보는 것을 알아차린 수경은 마음을 가다듬고 보리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보리야 엄마 괜찮아. 그냥 고모들이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아서 울었어. 슬플 때도 울지만 보고 싶거나 아쉬울 때, 때로는 기뻐도 눈물이 난단다. 지금 눈물이 나는 건 보고 싶을 것 같아 우는 것뿐이니 걱정하지 마.”

수경이 보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하자 준이도 엄마의 다리를 두 손으로 꽉 껴안아 주었다.

“우리 준이도 걱정했었구나. 고마워 엄마 울지 않을게. 우리 한국에 도착하면 고모들한테 전화하자. 엄마도 이제 눈물 뚝 그칠 테니 너무 걱정 마. 엄마 새끼들.”

수경은 아이들을 꼭 안아주며 그들의 걱정을 덜어주려 크게 웃어 보였다. 검색대를 지나 네 사람은 이제 멀리 서 있는 Kelly와 Shelly를 찾아 손을 흔들었다. 시누들도 팔을 높이 뻗어 손을 흔들며 수경과 가족들에게 Blow Kiss를 보냈다. Shelly는 또 울컥 눈물이 솟구쳐 울기 시작했고 Kelly는 그런 언니를 안았다.

Good bye.

Good bye.

지구 반대편에 살던 사람들이 만나 가족이 되어 사랑하며 살던 날들이 꿈처럼 여겨졌다.

검색대를 지나 마지막 시선에서 없어지는 수경의 뒷모습이 두 시누들에게 남겨질 마지막 수경의 모습이 되었다.

수경과 작별 인사를 나눌 때 손 끝에 느껴지던 생생히 살아있던 그녀가 이미 오래전 일인 것 마냥 까마득하게 멀어져 갔다

매 순간이 과거로 흐르는 찰나에서 언젠가 시간의 먼 훗 날, 이 순간의 감정을 고스란히 떠올리며 서 있을 것만 같은 데자뷰

평면적으로 간주되던 시간들인 과거 현재 미래의 소용돌이가 서로 부딪히며 돌았다. 그 태풍의 눈은 과거, 현재, 미래가 만나는 접점이었고 한 사람이 이동하는 공간이나 그 속에서 만나는 타인, 감정이라는 변수와 함께 끊임없이 방향과 모양을 바꾸며 돌고 있었다.

인생은 애초에 시작과 끝, 만남과 헤어짐 없는 한 낱 꿈처럼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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