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건강하다면 다 가진 것

이석증아 고마워

by Momanf

4월 말, 대만에 도착해 자다가 심한 어지러움증과 식은땀, 구토로 약 30-40분간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너무 순간적이었고 고통스러웠는데 그 전날 시누 개 바트의 안락사 시간과도 같아 나와 남편까지도 그 녀석이 내게 작별인사하고 갔구나 하고 생각했다. 물론 건강상 문제를 의심 안 해 본건 아니지만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리고 5월 21일 새벽 1시 30쯤 또 심한 어지러움증에 당황해 일어났다. 이번에는 더욱 길게 어지러워 새벽 6시까지 잠을 못 자고 겨우 2시간쯤 눈 붙이고 일어나 아이들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자 마자 신경외과로 갔다. 약 4시간 걸려 정밀 검사를 했다. 잠깐 근처 토스트 가게에 들어가서 점심을 먹는데도 핑핑 돌아 탁자를 잡았다. 무서웠다. 그리고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꽃집을 지나치는데 기운이 빠지고 어지러움증이 공포스러워서 그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자 더 당황했다.


“아, 이것이 늙는다는 거구나. 이것이 죽음을 향해 가는 우리가 느끼는 몸의 상태이구나.”
갑자기 노인들에게 연민이 생기면서 친절하게 대해야겠다 다짐했다.


결과가 나왔다. 귀에서 돌이 깨져 나와 어지러움을 유발했던 이석증으로 판명 났다.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좀 골치 아픈 녀석이긴 해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녀석이 아니니 안심을 하면서 많은 생각이 일렁였다.
생체나이는 어쩔 수 없이 시간의 흐름을 따르는구나. 나는 늘 건강했기에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어 때론 음식도 마음대로 먹고, 하는 일이 많아질 좋은 잠을 많이 포기했으며, 무리하게 운동했다. 영양제도 챙겨 먹어 본 일이 없고 음식도 골고루 먹지 않았다.
이렇게 가장 소중한 내 건강이 그동안 별 일 없어 생각해 보지 않고 지냈다.


몸이 불편하거나 아프면 세상의 그 어떤 예쁜 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아이들은 천진하게 웃고 떠들며 노는데 함께 해주기는 커녕 소란스럽게 느껴지고 그것이 엄마라면 누워있는 것도 미안하고 죄책감마저 들 것 같은. 나에게는 짧았지만 근래에 지치고 아픈 몸 상태에 내가 잠깐 느끼며 상상해 본 타인들이었다. 엄마인데 아프고 자연적으로 나이가 들어 아프신 노인들, 병이 있거나 장애가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나는 건강한 사람으로서 얼마나 그들을 이해하지 못했던가? 정신력으로 버티며 예술로 승화하시는 분들을 보며 나도 그리 할 수 있을 거라 쉽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아프고, 그 고통이 잦아들어도 또 어지러움증이 올 것이 불안해하니 긍정적으로 최선을 다하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어제, 약과 자세 덕분인지 건강한 생활을 다시 시작했다. 어지러움이 불안했지만 발레도 하고 사람들에게 병을 알리고 영양제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정말 돈이란 것은 겉모습 꾸미는데 유용한 것이 아니라 이렇게 내 건강에 써야 한다는 것, 내 건강에 투자해야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리고 건강한 내 몸과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한, 그리고 그들이 건강하다는 사실이 내가 모든 행복을 가진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 욕심내거나 부러워할 일이 없다. 그리고 노인이나 몸이 불편한 이들이 신경질적일 수 있다는 걸 이해하고 더 친절해야겠다. 나아가서 타인도 내가 알지 못하는 이런 문제에 직면하고 있을 수 있으니, 갈등이 생기면 늘 먼저 양보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러운 생체리듬 순리대로 몸이 불편할 일이 한 두 개씩 생길 것이다. 건강할 때, 나쁜 습관도 바로 잡고 좋은 운동과 식습관 적당한 휴식을 취해 내 몸의 상태부터 최상으로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내 건강, 가족 건강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준 이석증이 그래서 영 반갑지 않은 손님은 아니게 되었다. 오히려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이석증아, 고맙다. 네가 나에게 중요한 것을 많이 가르쳐 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