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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Apr 29. 2023

73. 하나님의 힘은 조력자로 보게 하고 , 내 힘은

오랜 시간 나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에 집중해 성취해 나가는 내가 좋았다. 그것의 성취감이 컸고 나는 무엇이든 해 낼 수 있다 자만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늘 인간관계에서 문제가 있었다.

이번에 지역 도서관에서 우리 ESL에서 한국의 날 행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내 생각으로는 지역사회에 우리나라를 알리고 ESL 학생들이 그 과정에서 준비하며 영어실력을 늘리고 한국을 소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기대와는 다르게 사람들의 반응은 다들 차가웠다.

‘하면 좋은 것이긴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긴 하지만

영어를 잘 못해서 참여하기 힘들 것 같다. 날짜가 방학 다음 날이라 여행을 가기로 해서 좀 곤란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하나같이 입을 모아 거절했다.

그래서 나는 영어를 잘 못해도 안되면 제스처만이라도 충분한 행사를 추천해 주었고, 날짜를 바꾸면 도와주실 수 있냐고 되물었다.

그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사람들과 불편한 기류가 흘렀다.


나는 내가 내놓은 이 좋은 아이디어에 무조건 참여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이런저런 이유는 핑계로 여겨졌다. 마음만 있으면 한국을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내 생각만 옳다고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 생각에 호응해주지 않고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 한국 사람들 전체를 묶어 소극적인 사람들, 자기중심적인 사람들, 돈이나 이익 아니면 절대로 자기 시간이나 마음을 내지 않는 냉정한 사람들, 아무리 매달려 호소하고 설득해도 무시하는 사람들, 변화를 싫어하고 모두 같은 것만 좋아하는 곳에서 무슨 창의력, 천재가 나오겠냐며 한국의 교육이나 사람들의 생각까지 비난하는 마음이 일렀다.


그 순간, 내가 사람들을 내 목적에 걸맞게 움직이길 바라는 수단으로 여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생각이 옳기에 이것대로 움직이는 게 타당하다 생각했다. 사람들이 다 내 말을 듣고 따라주길 바랐다.


그 순간 예수님이 기억났다.

절대선이며 정의이신 그분의 말씀도 그만큼의 외면을 받았건만 내 의견 따위가 무엇이라고, 내가 과연 어떤 존재나 된 듯 착각했었다는 것을 알았다.

아무리 좋은 의견이었어도 주님께 묻지 않고 내 열심히 내 생각만으로 진행하고 있는 행사였다.

모두 존중받아야 할 사람들이고 각자의 사정들이 있는데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조롱하듯 그 사람들에게 한소리를 해 양심을 찔리게 했다는 데 자랑스러움이 있었다.

내 생각대로 일을 시작했고, 내 생각이 옳다고 생각했고, 마땅히 사람들은 나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던 내 죄들이 줄줄이 떠올랐다. 거기다 그 사람들이 나를 따르지 않는다고 내가 힘들다고 호소하고 나무라며 이 행사를 엎을 거라 협박까지 한 셈이 되었다.

그리고도 그 사람들 양심에 찔리게 해야 한다고, 내 의견이 맞다고 남편에게 말했던 내 모습과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내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전하려 했었다.

나는 소중하고 사랑만 해야 하는 사람들을 수단으로만 여겼다.

무엇이든 주님께 여쭙고 전쟁을 나가거나 나가지 않는 다윗이 떠오른다.

나에게는 그 습관이 필요하다. 내 생각으로 좋은 생각이라 밀고 나가지 않고 내 생각이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주님께 여쭙고 내 생각과는 달라도 순종해 주님이 시키시는 일만 해야 한다.

주님이 계획하고 시키시기에, 내가 사람을 수단으로 생각해 계획을 진행하고 완성시키려는 마음이 애초부터 없다.

그저 도움의 손길마다 주님 보내주시는 사람이라 여기고 감사하고 내가 그것을 더 크게 진행하려 노력하거나 축소하려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 모든 것이 주님 손에 달려있다는 생각으로 걱정 근심 없이 주어진 일만 성실히 하면 되고 그것을 진행하는 과정을 즐기며 주님께서 무엇을 보여주실지 기대감을 갖고 함께 일하게 해 주신 자들을 조력자로 생각하고 서로 용기를 주며 차분히 주님께 목적을 두고 일을 수행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때의 도움의 손길은 크거나 작거나 무엇이든 주님이 보내주시는 것임에 우리는 평등하게 조력자라 여기고 의견을 조율하고 함께 주님이 연주하시는 오케스트라에서 자기 역할만 충실히 연주하면 되는 것이다.

걱정도 욕심도 없는 차분하고 즐거운 마음 상태이다.


이번 일을 통해 이 극명하게 흘러가는 두 가지 일을 보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하다.

무엇이든 주님께 여쭙고 주님 시키시는 일을 걱정 근심 없이 보내주시는 조력자들과 함께 즐겁게 맡은 일을 하며 주님이 무엇을 성취하실지 기대감을 갖는 일을 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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