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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Jul 20. 2023

80. Bible Paper

성경 책 한 장이 내가 살아가야 할 일상


예레미야서가 끝났다. 페이지는 1142.

이 얇디얇은 박엽지 창세기 1장, 1페이지를 시작할 때

이 많은 걸 언제 다 1년 안에 읽나?

얇은 한 장에는 빽빽한 말씀이 가득한데

1장 읽어내는 것도 힘든데 언제 다 읽나?


계획표를 짜두지도 않았고

그저 묵묵히 빠지지 않고 읽히는 대로

읽어 내려가며 묵상했던 성경 말씀들

어느새 성경책은 읽은 페이지가 읽지 않은 페이지 보다 더 넘어가 있다.


박엽지 한 장이 일상인 것을 모르고 살아왔다.

무엇인가 자꾸 계획하고 무엇인가 대단한 것을 얻기만 하려고

매일 읽는 한 장에 마음을 두지 못하고 끝까지 읽는데만 마음을 두고

여러 장 빠르게 빠르게, 할 일에 쫓기는 사람처럼 해치웠다.

읽고 난 뒤의 계획은 내년 되면 다시 1장부터 시작하기 뿐인 것을.

그저 1년에 성경 한 권의 목표만을 위해 달린다.

성경책을 그저 문자 책으로, 죽은 글자로 만든 것은 나


성경 책 안에는 살아있는 말씀이 있다.

그 말씀이 매일의 양식이 되고 생수가 된다.

먹고 소화하고 먹고 소화하는 것처럼

매일 꼭꼭 씹어 잘 먹고 잘 소화시켜야 하는 음식이다


계획하고 여러 장을 한꺼번에 대충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그 곱씹은 말씀이 생명이 되어 지혜를 갖고 살아가는 것

그 얇은 한 장 한 장 매일 묵묵히 그저 곰곰이 읽고 생각하면서 사는 것

그 하루하루를 말씀처럼 살고 생각하고 해석하고 연습해 보는 것이

일상이 되고 그 일상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되는 것을


목적은 내가 정하는 게 아니라

처음이자 마지막은 주님이 정해져 놓은

창세기에서 요한 계시록.

내가 할 일은 매일 한 장 한 장

정성 들여 말씀을 양식으로 먹고 일상에서 에너지로 쓰는 것

그것만이 내가 집중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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