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은 물질이 아니다.
'조용한 희망'은 넷플릭스의 'Maid'의 한국어 타이틀이다.
알렉스는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3살짜리 딸 매디를 키우고 있고 남자친구의 폭력으로 매디와 떠나서 남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그 속에서 눈여겨본 것은, 대로 물린 폭력에 알렉스가 어떻게 대처하고 끊어내 딸을 지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녀는 너무도 가난하고 정부의 도움으로 딸과 살아가지만 성실하고 정직하며 무엇보다 구걸하거나 간청하지 않고 불편해도 자기 힘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한다.
어떨 때는 저 정도쯤은 부탁해도 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녀는 부탁하는 대신 불편함을 감수하고 비참함을 선택한다.
엄마까지 돌봐야 하는 삶의 무게에 무너져 심리적으로 폭력을 가한 남자친구와 적당히 타협하며 편안함에 잠깐 쉬어가려고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와 존엄과 권리를 너무도 쉽게 빼앗아 버리는 남자 친구로 인해 무기력과 깊은 우울감에 빠져 그대로 발이 묶여 버리고 만다.
하지만 다시 물건을 집어던지며 소리 지르고 함부로 대하는 폭력에, 그 무기력을 뚫고 딸과 함께 그대로 다시 집을 나온다. 처음보다 더 힘들었던 두 번째 폭력에서의 탈출.
그녀는 당당히 그 폭력의 두려움을 맞서기 위해 그에게 찾아가 딸의 전적인 양육을 요구하고 글쓰기 학교로 장학금을 받고 아예 그 도시를 떠나는 준비를 하며 다시 청소를 시작한다.
청소를 통해 그녀는 돈을 모으고 회복하며 당당히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다.
다시는 자신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인간의 존엄성과 존중을 무시하는 폭력과 타협하지 않는다.
그녀는 가난하지만 절대로 안주함으로 폭력과 타협하지 않는다. 불편하고 아무것도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폭력적인 상황, 대물림의 패턴을 끊어낸다.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사소한 부탁도 하지 않고 정정당당히 일하고 자신의 딸과 충분한 시간을 보내고 엄마로서 최선을 다하며 성실히 일한다.
그녀는 가난하지만 위엄 있었고 엄마를 여섯 살 때부터 보살펴야 했고 자기의 어린 딸을 보살펴야 했지만 단단한 사랑을 표현하고 따듯하게 그들을 보살피며 그들의 미소를 지켜준다. 그녀는 기댈 곳이 없지만 그녀 자체가 단단한 산이었다.
자기의 상황을 한탄하거나 엄마에게 원망을 퍼붓는 대신 엄마를 지켜주고 아빠의 폭력에서 데리고 나와주어 감사해한다. 그녀는 그렇게 자신과 자기의 딸도 폭력에서 지켜내고 엄마처럼 남자에 기대어 사는 대신, 꿈꾸고 사는 대신, 현실에서 열심히 일하며 성실히 커리어를 만들어 내는 글을 쓴다. 그리고 그 커리어가 이어질 대학교로 진학한다.
무엇보다 삶이 비록 힘들더라도 딸에게 미소를 잊지 않고 자연에서 함께 놀아주는 것을 잊지 않고 노래도 했다. 그녀의 모든 중심에 딸이 있다. 그래서 그녀는 일하고 안주하던 삶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꿈을 향해 딸과 함께 떠났다.
나는 그녀의 삶을 대하는 긍정적인 태도가, 폭력 앞에 나서서 냉정하게 맞서는 그녀의 태도가 도움을 구하러 다니지 않는 그녀의 자존심이, 없는 대로 감사해하고 적응하는 그녀의 당당함이 좋았다.
원망하지 않고 감사와 사랑으로 안아주는 그녀의 넉넉한 가슴이, 불만하며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어떠한 상황에서든 받아들이는 그녀의 태도가 너무 품격 있었다.
그녀를 통해 인간의 품격이란 물질이나 풍부함으로 절대 치장할 수 없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품격이란 삶을 대하는 태도와 사랑하는 가슴에서 나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