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 관계의 주인은 주님이시다.

by Momanf

나는 거의 40년 동안 문제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어물쩍 넘어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짚고 넘어가야 해결된다고 굳게 믿고 살아왔다.

어떤 부분에서 서운했고 오해가 있었는지를 명확히 해야 그 문제가 깔끔히 해결되는 줄로 믿었다.

그래서 여태껏 문제가 생기면 잘잘못을 따지고 설명하며 분명히 하길 원했다. 뿐만 아니라 그러지 못한 상황에서는 엄청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강도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댁 식구에게는 적나라하게 말하지 못했다.

내가 막내 시누보다 나이가 열 살이나 어려도 나는 가장 큰 오빠의 와이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지 가끔 서운한 생각이 들거나 좀 불쾌해도 시누들이 동생이니까 그렇지 싶어 이해되기도 하고 굳이 일일이 말할 수가 없어 넘어가다 보니 어느새 13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에 둘째 시누와 자기 오빠인 내 남편이 여러 가지 문제로 사이가 멀어졌다.

하지만 최근에 몇 가지 일이 생겨 나도 크게 시누에게 실망하고 아예 남이 낫다, 가족이 참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남편에게 속상한 내 마음을 털어놓고 주님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이상하게도 그녀에게 서운했던 마음이 이해로 변하고 내가 감사할 수 있는 부분을 보게 하셨다.


마침 남편이 다른 주로 갈 일이 있어 둘째 시누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시누를 만나기 전, 기도를 했다.

나는 내게 문제가 되었던 그 두 가지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하나님께서 마음을 바꿔주신 이후였기 때문에 우리는 그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캐치업을 했다.

그러다가 정말로 궁금했던 시누가 남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왜 그동안 나와 아이들에게 소원할 수밖에 없었는지.

사실 근본적인 문제였던 그 말을 시누에게 듣고 우리는 서로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어쩐지 그동안 내 마음에 있던 모든 문제가 눈 녹듯이 사라지는 듯했다.


시누와 헤어지고 시누에게 장문의 감동적인 문자를 받았다.

내가 얼마나 내 가족과 자기 오빠를 사랑하는지와 나의 강함에 감동받았고 가족이 되어주어 정말 고맙다고.

또, 오빠랑 좀 껄끄러운 관계는 아직도 고민 중이지만 그것 때문에 나와 아이들과 멀어졌던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앞으로는 더 많은 시간 보내고 잘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 문자를 받고 진심으로 감동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문제들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다 정작 시누의 마음이 무엇인지,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지내야 할지가 근본적인 해결책이었음을 깨달았다.

문제를 수면 위에 올려 자초지종을 묻고 내 입장을 설명하고 이해해서 서로의 감정이 정리가 되어야 해결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도 그 근본 해결책을 모두 얻게 된 것이다.

하나님의 말씀이 머리로만 맴도는 게 아니라 경험해서 완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거기다 예전에 성경 모임 리더님이 동생과 문제가 생겼을 때, 동생은 솔직하게 자기에게 다 따졌어도 나는 하나님께 가면 다 마음이 소화가 되니까 하지 않았다 하는 그 말씀을 내가 경험하게 되면서 완전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나 내가 불편한 이야기로 시누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이 없기에 우리가 온전히 다시 연합하게 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번 일을 통해, 나는 관계에 대해 분명한 것을 배웠다.

문제가 생겨서 속상하면 상대에게 말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기도해야 한다는 것.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시편의 저자들처럼 적나라하게 욕도 하고 비난하고 속상해해라. 그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상대에게 이야기하면 상대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불편하게 해서 거기에 들어가는 시간, 감정소모, 화해하기까지의 그 단계들이 복잡하고 길어진다. 더군다나 그 갈등이 다른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고 끝내 단절될 수도 있다. 그러니 너무 솔직하게 말해서 상대의 마음을 깨뜨리지 말고 말하지 않음으로 온전한 상태로 지켜줘야 한다.


기도를 하면, 주님이 내 마음을 바꿔주신다.

속상했던 게 기억이 안나기도 하고 왜 그런지 상대가 너무 잘 이해가 된다. 그 사람의 입장이 너무 공감되어 오히려 내가 미안하고 내게 해준 감사함이 더 많이 떠오른다.

그래서 더 이상 문제가 문제가 되지 않고 이해와 감사함만 남는다.

내 마음 안에 있던 미움이 사랑으로 바뀐다.


내가 상대에게 말하지 않을 때의 유익은,

내게 인내심이 생긴다.

상대와 화해할 때, 온전히 하게 된다.

갈등으로 생긴 불필요한 에너지와 감정 소모, 그리고 시간들이 더 빨리 해결될 수 있다.

괴로운 만큼 영적으로 더 성장하게 되고 그 갈등에서 나를 파악하게 된다.


관계의 주인은 주님이시다. 내가 아니다.

그러므로 내가 해결하려 하고 상대와 이것저것 따지면서 우리의 힘으로 풀지 않아도 된다.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 주님께 나아가고 주님께 바로잡아 주시길 기도하면

주님은 그 문제 속에서 나 자신을 보여주시고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더 자세히 보여주신다.

성령의 소통으로 좋은 사람, 주님이 주신 인연과는 더 성장하고 더 사랑하는 관계가 되고

그렇지 못한 관계는 오히려 나의 유익을 위해서라도 그 사람과 헤어지게 하신다.


그러니 관계에 너무 집착하고 내가 해결하려고 나서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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