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목표라는 감옥에서 탈출해 관계의 자유를 향해

by Momanf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죄수들이 수감생활을 마치고 자유를 찾아 감옥 밖으로 나갔을 때의 모습이 떠오른다. 오랜 감옥 생활을 한 노인은 자유에서 적응 못하고 자살을 하고 레드는 허락받고 화장실을 갈 수 있는 삶을 오래 살아서 자유롭게 화장실을 갈 수 없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스스로가 이 쇼생크 감옥에 갇힌 죄수와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왜냐하면 나는 하루에 많은 일정들을 넣어두고 생활을 하는데 그 루틴이 나를 편안하게 한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목표하는 일은 하기 쉬워하지만 그 속에서 계획이 틀어지는 것을 못 참아하고 누가 말을 걸거나 관계를 맺고자 하면 그 일을 해내지 못할까 봐 관계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해내는 크고 작은 일과 목표의 성과에만 너무 집중하고 편안하게 생각한 나머지 열심히는 살지만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어떻게 관계에 집중해야 하는지, 어떻게 체력, 감정관리를 적절하게 하며 너무 목표나 할 일에 매몰되지 않아야 하는지가 어려웠다.

내가 할 일을 통제해야 하는데 할 일이 나를 통제해 내 할 일 때문에 사람들과의 시간을 유익한 것, 유익하지 않은 것으로 따지고 유익하지 않을 때는 시간낭비 했다는 생각에 신경질도 난다.


내 루틴과 내가 정해 놓은 목표에 내가 갇혀서 진정으로 사랑하지 못하고 진정으로 자유를 누릴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른다. 이것이 쇼생크 감옥이다. 매일의 주어진 루틴에 익숙해지고 더 편안하다.

또 이 감옥 안의 생활이 내 정체성이고 내 보람과 가치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이 감옥이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감옥에 있는 나는 할 일에 집중한 나머지 자연의 변화에 무디고 내 주위 사람들의 감정이나 생각에도 무디다.

결국 주님의 창조물에 감탄하거나 몰입하지 못하고 챗바퀴처럼 정해진 루틴대로만 살게 된다.


이 루틴이 깨져야 진정으로 사랑하고 진정으로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루틴을 깨뜨릴 수 없는 상태가 이미 루틴이 자기 우상이 되었고 자기가 이 쇼생크 감옥에 갇힌 것이다. 얼마든지 깰 수 있고 얼마든지 탈출이 가능하다.

루틴, 목표로 이루어진 이 쇼생크 감옥에서 탈출해야 하는 사람은 관계 목표로 바꿔야 한다.

시간이 없어 잠깐잠깐 만나는 사람들과 스몰토크하고 관계만 넓히려고 피상적인 관계를 많이 갖는 것은 진정으로 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 또한 루틴과 목표일 뿐이다. 또 가족끼리도 서로 속마음을 깊이 이야기하기보다는 해야 할 일만 체크하는 관계도 진정으로 깊은 관계가 아니라 여전히 목표 지향적인 관계다.

가족처럼 깊은 관계는 함께 빈둥거리고 쓸데없는 것 같이 노는 시간이 유익한 시간이다. 가족끼리는 서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만 말할 수 없다. 시시콜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자기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관계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쉬고 회복하는 것이 가족관계다.

인간관계는 얕고 넓기보다는 좁고 깊은 관계가 좋다. 그 좁고 깊은 관계는 목표 지향적이 아니라 관계 지향적이기에 잡담을 하고 함께 영화를 보고 사소한 일상을 나누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깊어진다.

그러니 중요한 관계일수록 목표지향적인 사람에게는 유익하게 보이지 않아도 그 시간이 관계지향적인 시간임을 깨닫고 상대에게 집중하고 무엇인가 하려고 목표하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에 귀 기울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도적으로 깊은 관계와는 뭔가 꼭 이루어서 유익하지 않아도 함께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사실 처음부터 내가 해야 할 일, 목표는 나를 위한 것이 많다.

가장 중요하게 할 일은 주님과의 관계를 위한 일, 사람을 사랑하는 관계에 관한 일만 신경 쓰면 되는데 이런저런 일이 주님을 위해, 다른 사람을 위해 한다지만 사실 이건 큰 착각이고 내 영광일 경우가 많다.

주님은 내가 할 일이 있다면 준비도, 결과도 주님이 모두 준비해 주신다.

거기에 내가 할 일은 없다. 나는 주님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일.

관계에 집중하는 것 밖에 내게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이것은 사람이 죽는 순간 자기의 업적이 남는 것이 아니라 누가 남는 가가 중요하다는 말속에서도 분명하다.


목표와 할 일로 이루어진 루틴은 감옥이다.

이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대신 관계에서 진정한 자유를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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