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 중요한 형식은 왜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나?

by Momanf

왜 형식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했나? 특히나 나 같은 자유영혼에게는 '형식'은 무조건 '적'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나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내 개성을 죽이고 남들과 똑같게 만드는 무엇인가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형식=질서=권위=불필요한 의식=위계질서=개성은 무시하고 집단주의 =권위주의=전통=오래된 사상= 억압적이고 위선=비효율적이고 장황한 것=불편한 것

나에게 형식은 이러한 이미지들이 따라온다.


하지만 이것들의 공통점은 결국 마음이 없는데 예의와 절차만 남았을 때, 책임은 없는데 그 자리에, 권위만 남아있을 때, 사랑은 없는데 의식만 남아있을 때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본질, 가장 중요한 핵심이 있어야 하는 곳에 본질과 핵심은 없고 불필요한 것이 존재하기에 형식이 외면당한 것이다.


계몽주의와 산업 혁명을 지나면서 근대 이후에 생긴 개인중심의 자유와 이성이 강조되었다.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며 "왜 꼭 그렇게 해야 해?" "형식보다 본질이 중요하지 않나?" "진짜 마음이 중요하지, 겉모습이 뭐가 중요하나?"라고 시작했던 사상이 20세기 이후, 권위주의와 전통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형식은 그 전체를 아우르는 억압적이고 위선적인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또 개성을 무시하고 집단을 강요하는 의식처럼 여겨졌다. 또 현대사회로 발전될수록 속도와 효율을 따지면서 긴 의식, 정중함으로 들이는 시간, 격식 있는 대화보다 즉각적인 반응을 필요로 했다.


그래서 '형식'이 '자유'에 대치되는 '사상'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기 시작했고 그래서 '형식'은 불필요한 것처럼 귀찮은 절차로 점차 사람들에게 인지되었다.


엄밀히 말하면 형식이 나쁜 것이 아니라 형식의 본질에서 빠진 사랑, 책임, 마음이 문제다. 본질 없이 절차와 권위, 예의와 의식만 남은 것을 우리는 '형식'이라고 인지하기 시작했기에 형식이 외면당하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외식(Hypocrisy), 껍데기만 남은 상태, 의례주의, 관료주의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하다.
진짜 형식은 결국,
마음 +예의와 절차
책임+ 권위
사랑+ 의식을 합한 글자다.


형식은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임으로 자유를 지켜주는 울타리가 된다.

형식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 된다.

형식은 존중을 보여주는 태도이다.

형식은 음악에서는 박자가 있어야 아름다울 수 있고, 춤은 리듬이 있어야 흥겹고, 책은 구조가 있어야 의미가 잘 전달된다. 가정도, 공동체도 모든 인간관계나 사회도 자기들만의 약속과 규칙이 있어야 안정이 생기고 조화로울 수 있다.

형식은 오래가는 힘이 된다. 감정은 흔들리고 열정도 식을 수 있지만 형식은 유지되게 한다. 그러므로 형식은 어떤 일에 결단이 되고 꾸준한 힘이며 인내가 된다.

형식이 무너지면 가치가 전달되지 않는다.

형식은 소통의 방법이 된다.

형식은 공동체를 지탱해 주고 공동체가 지켜질 때, 다시 선순환으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개성을 지켜준다.

형식이 있으면 습관이 되고 성격이 되고 그 사람을 대표한다. 그 사람의 고유한 개성이 된다.

형식이 있으면 평화롭게 소통하고 조율할 수 있다.

형식은 약속이고 신뢰가 된다.

형식은 작품이 되고 획기적인 사업이 된다.

형식은 감정을 담는 그릇이 되며 성장, 성숙해지는 데 중요한 과정이 된다.


절차 따위를 무시하는 것은 결국 자기의 이기심이다. 하나님을 그저 감정과 느낌과 남는 시간에 자유롭게 만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게으름이고 자기 합리화이다. 책임 없이 자기 멋대로 하는 것은 방종이며 형식을 무시하고서는 내용은 장황하고 분산되어 주제를 잃고 만다. 형식이 없으면 음악과 춤, 책은 자기 멋대로가 되고 작품이 될 수 없다. 형식 없이는 그저 변화무쌍한 기분과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사라지고 만다. 그냥 좋은 생각일 뿐으로 끝나고 더 이상 기억되지 않는다.

형식이 없으면 꾸준할 수 없고 인내할 수 없다.

형식이 없으면 소통할 수 없이 제각각 자기 목소리로 자기주장만 하고 듣지 않는다.

형식이 없으면 공동체는 나 하나쯤이야 하는 태도로 이기적으로 발뺌하고 소비자처럼 요구만 한다. 결국 공동체가 무너지면 자기의 고유성과 개성조차도 담아내지 못한 채, 존재는 분열된다.


형식이 이토록 중요한 것인지, 45년 만에 처음 깨달았다.

결국 인간이 말하는 자유와 마음대로 살고 싶다는 것은 도덕을 무시하고 윤리를 파괴하고 다른 사람을 짓밟고 자기 멋대로 이기적으로 살고 싶다는 죄의 본성이다. 이것은 반드시 형식으로 통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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