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무인카페 벤치마킹하기
상가의 위치는 판교로 20 원마을 3단지 푸르지오아파트 (486세대)와 원마을 5단지 푸르지오아파트(567세대)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전형적인 항아리 상권입니다. 상가 앞에는 학생수 550여 명의 중학교가 위치해 있고, 대다수의 아이들이 아침 8시 30분~8시 55분, 4시 전후로 걸어서 등학교를 합니다.
제가 눈여겨보고 있는 상가를 볼까요?
원마을 3단지 상가의 현황입니다. 1층에는 부동산과 클린토피아가 입점해 있고, 2층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한 학원이 입점해 있습니다. 1층 모퉁이 위치에 세븐일레븐(편의점)이 폐점한 이후로 약 3개월째 공실 상태네요. 운동하다가 목이 마르면 생수 한 병 살 곳이 없어 아이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는 곳이지요. 불현듯 궁금해졌어요!
왜 세븐일레븐(편의점)은 폐업을 결정했을까?
왜 해당 상가는 3개월째 공실상태인가?!
근처 낙원중학교 앞에 있는 무인카페가 잘 된다던데, 과연 판교중학교에서 먹힐까? (네, 맞아요. 저는 카페에 대한 로망이 있어요. 언젠가는 카페를 차려서 살롱을 할 거예요.)
상가에 입점한 학원의 수강생 수는 온전히 저의 추정치입니다. 월요일 오후 3시경 방문해서 강의실 내부를 몰래 훔쳐보았고 -,,-, 신발장에 놓인 학생들의 신발수를 토대로 추정을 했어요. 영업비밀이기에 학원장님 인터뷰는 따로하지 않았답니다.
안면이 있는 부동산에 방문해서 비어있는 상가에 대해 관심을 표하며 이런저런 질문을 했죠^^
"사장님~ 제가 여기서 9년째 살고 있는데요. 세븐일레븐은 왜 철수했데요? 지저분하게 관리가 되어서 자주 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없으니 불편하긴 해요. 집에 애들이 아주 불편하다고 난리네요"
"사장님~ 그런데, 왜 저 매장은 3개월째 공실 상태예요? 월세가 비싼 거 아닌가요? 옆에 세탁소에서 기름 냄새가 풍겨난다고 하던데.. 저렇게 몇 달째 계속 비워 놓으신다고 하던가요?"
"낙원 중학교 앞에 무인 카페가 오픈을 했는데, 학생들이 지나칠 수 없는 방앗간이라고 하던데~"
서판교 및 인근 지역에 있는 무인카페를 벤치마킹해 보기로 했어요. 과연 무인카페는 누가 이용할까? 어떻게 이용할까? 음료는 이용할 만한가? 무인카페도 프랜차이즈와 개인 카페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요. 우리 동네에는 '카페, 만월경' (프랜차이즈)과 '카페, 더 옐로 포인트'(개인) 2개가 운영되고 있었어요.
먼저, 3단지 상권의 특징과 유사한 입지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 만월경을 미스터리 리서치하기로 했습니다.
만월경 판교점은 서판교로 147, 원마을 11단지 힐스테이 상가 1층에 입점해 있습니다. 맞은편에 낙원 중학교가 있어서 하교 후에 학생들이 밀집하는 방앗간이라고 소문이 났더라고요. 낙원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두고 있는 친구에게 연락해서, 목요일 하교 시간을 확인한 후 시간 맞춰 방문했어요.
만월경 길 건너 횡단보도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바뀔 타이밍을 기다리며, 휴대폰 카메라를 2배 줌인하여 카페 안에 풍경을 촬영해 보았습니다.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네요. 5평 남짓한 규모의 카페, 만월경의 내부 모습입니다.
프랜차이즈 카페답게 모든 메뉴와 가격 설정은 본사에서 결정하네요. 가격대는 1500원~3000원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종업원 없이 운영될 수 있는 이유는 음료 자판기와 스낵 자판기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자판기 상단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메뉴를 선택하고 카드 결제를 하면 하단 음료 투입구에서 음료를 꺼낼 수 있어요. 모니터를 통해서 각종 광고가 디스플레이되어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에 무료함을 달랠 수 있었어요. 음료 제조 시간은 약 1분 정도 걸렸어요!!
앗, 그러고 보니 스낵 자판기 사진을 찍지는 못했네요. 스낵 자판기에는 마들렌, 마카롱 등 가볍게 요기거리로 먹을 수 있는 베이커리를 판매하고 있었고 모든 메뉴는 본사에서 머천다이징 해서 판매하는 것으로 보였어요. 점주는 만월경 본사에서 제공하는 시스템, 원재료를 모두 이용하므로 판매하는 음료의 퀄리티, 메뉴 개발에 대한 고민은 프랜차이즈 본사에 맡겨 두고, 최소한의 매장 관리만 하면 되는 것 같았습니다.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고, 포스트잇과 필기구를 배치해 두어 카페 이용객들이 '나 왔다 감' 메모를 남기도록 해 놓았어요. 이런~ 추억 돋아요. 이런 아날로그 감성 너어무 좋아요!! ㅎ
음료를 마시는 동안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도록 충전기도 마련해 놓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화책도 구비해 놓았어요. 셀프바에 시럽, 컵뚜껑, 휴지, 빨대 등이 놓여있네요!
포스트잇 메모를 한참 들여다보니 방문객의 다수는 낙원중학교 학생들인 것 같아요. 중학교 인근에 학생들이 갈만한 카페가 없다 보니 아이들이 무인카페를 자주 이용하나 봐요.
판교중학교 정문 앞에 무인카페를 설치하면 과연 학생들이 이용할까? 낙원중학교 학생과 판교중학교 학생들의 하교 후 라이프 스타일은 같을까, 다를까?
판교 중학교 학생들의 하교 후 간식 이용 행태를 관찰해 봐야겠군~ (TBD)
9월 22일 금요일
가까운 곳에 또 다른 무인카페는 없을까? 어떻게 운영할까 궁금해졌습니다. 밤사이 유튜브, 무인카페 프랜차이즈 공부를 하며 몇 군데 매장을 픽해 놨어요. 분당 인근, 동탄까지 이동할 참이었어요. 그런데, 네이버 검색으로 무인카페를 검색했더니, 아니 글쎄 우리 동네 서판교에 무인카페가 오픈했지 뭐예요? 가끔, 집에 드립커피 빈이 떨어졌을 때, 드립커피 내리기 귀찮을 때, 가성비 끝판왕 고급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먹고 싶을 때 자주 방문하는 '맥도널드 맥카페' 근처에 위치해 있네요.
조명가게 사장님이 떠난 자리를 고스란히 이어받아, 카페를 오픈했네요. 조명가게의 노란색 인테리어가 너무 고급지고 세련되어 카페 사장님은 노란색 인테리어를 그대로 살리고 조명 몇 개만 추가해서 달아놨다고 해요. 개인적으로 이런 인테리어 너무 좋아해요. 특히, wood!!! 저 고급진 도어는 취향저격입니다. 거기다, 평일 오전 11시까지 아메리카노 1500원...
콩다방의 얼음 + 막 로스팅한 것 같은 풍미의 아메리카노
카페 주인장님은 직접 로스팅을 배우셔서 커피음료는 본인이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용하신다고 해요. 옐로 포인트는 커피 로스팅할 때 가장 맛있게 구워지는 온도?!라고 하네요.
상단 모니터를 통해 좌우 플리킹으로 메뉴를 선택하고 결제까지 하면
하단에 종이컵에 음료가 또르르~ 떨어지고 제조 완료되면 투입구까지 드르르르~~ 자동으로 이동됩니다. 투입구 문이 띵동! 하고 열리면 꺼내 드시면 되세요!! 약 1분 30초 정도 소요되네요. 스벅에 사람 많을 때는 7분은 기본이던데~
가까운 곳에 제가 꿈꿔왔던 스타일의 무인카페가 있다니, 너무 좋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어요. 카페는 어떻게 운영하고 계신지, 벤딩머신은 어디서 구입했는지 궁금해졌어요. 벤딩머신 고장 났을 때 연락 달라는 사장님의 메모를 보고 일단 전화를 걸었습니다 ^^!
"안녕하세요? 무인카페 오픈을 검토 중이에요. 제가 딱 꿈꾸는 카페가 오픈되어서 깜짝 놀랐고, 조언을 구하고자 연락을 드려봤어요. "
"머신 브랜드는 어떻게 되나요?"
"원하는 원두를 사용할 수 있나요? 머신 회사에서 제공하는 원재료를 사용해야 하나요?"
"오전 11시까지 할인을 하던데, 시간대 별 가격 설정을 직접 할 수 있나요?"
"잘 되나요" "하루에 얼마나 팔리는지 여쭈어 봐도 될까요?"
아리따운 목소리의 점주님은 위 질문 외에도 수없이 쏟아낸 험블 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성의 있게, 그리고 친절하게 답해 주셨어요. 그리고, 무인카페 운영 노하우를 서로 공유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무인카페 정보방'도 소개해 주셨어요.
다음편을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