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고객 인터뷰 & shadowing
잠재고객 Research
회사에서 신규 사업 개발, 신규 서비스 기획 업무를 담당할 때 HCI(Human Centerd Innovation)이라는 방법론을 활용했었어요. HCI란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불편함을 파악하고 고객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니즈를 찾아내어 서비스의 에지를 발굴하는 방법입니다. SK텔레콤은 2006년 미국의 IDEO 社의 Design Thinking 방법론을 전수받아 신규사업 개발을 하는 조직에 이식을 하였습니다. 저는 지역 상권 단위의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BM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고, 명동지역을 파일럿으로 하여 약 3개월간 HCI 방법론을 활용하여 고객 리서치를 진행했었답니다. 명동지역 상권 분석 (desk research)을 기반으로 점주와 고객 2 side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타깃 고객 shadowing, diary 작성 등 고객의 행동을 관찰하고 니즈를 찾는 일을 했었지요.
앞서 진행한 3단지 상권분석을 토대로 대략 타겟 고객군을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의 그룹별로 리서치 방법을 잡아 보았습니다.
타겟고객 1) 아파트 단지 거주자
낮시간에도 서판교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고 + 주민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잦고 + 커피를 좋아하는 주부
타겟고객 2) 판교중학교 학생
등하교 시간에 친구들과 삼삼오오 어울려 간식 먹고 시간을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
타겟고객 3) 아파트 놀이터에 놀러 오는 유치원생
유치원 방과 후에 아이 손에 붙들려 온 주양육자분들
타겟고객 1) 아파트 단지 거주자
금요일 저녁시간 아이들이 학원, 독서실에 가 있는 동안 동네 친구 2명을 집으로 초대하여 좌담회 형식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한 명의 친구는 부동산 공인중개사고요, 평소에 무인매장 창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또 다른 친구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고 동네 마당발로서 파워 인플루언서 역할을 합니다.
동네 주민으로서 상권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에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어떤 종류의 무인매장이 들어오면 좋을까?
무인카페가 생긴다면 이용할까?
입지의 장점은?
불법 주차, 정차가 가능한 위치로 테이크아웃이 가능한 이점이 있음. 낙원중학교 앞에 있는 카페, 만월경은 차량을 잠시 주차해 놓고 테이크아웃 하지 못한 반면 우리 동네는 테이크아웃 고객이 많을 수 있음.
결론은 같이 뭐라도 해볼까?
타겟고객 2) 판교중학생
같은 서판교 지역에 살고 있는 중학생들은 모두 유사한 소비 행태를 보일까요? 궁금했습니다. 판교중학교 학생들도 하교 후에 무인카페에 모여서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포스트잇에 그날의 기분, 이야기 등 추억을 적어 벽에 붙여 놓을까요?
금요일 하교 시간에 판교중학교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거렸습니다. 중학교 정문에 상가라곤 아무것도 없어서 대부분의 모범생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은 곧장 집으로 갑니다. 친구랑 대화할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횡단보도를 빠르게 건넜습니다. 소수의 친구들, 즉 절친과 시간을 보내길 좋아하는 학생들은 학교 후 걸어서 8분 거리에 있는 '메가커피'에 가서 키오스크로 셰이크와 베이커리를 주문 후 매장에서 시간을 보내더라고요 (결제금액: 7천 원, 결제수단: 카드)
- 중학생의 용돈이 대체 얼마일까? 대부분의 아이들이 카드를 사용하나? 궁금해졌네요.
마지막 부류의 아이들은 떼 지어 다니는 아이들입니다. 하교 후에 곧장 집에 가지 않고, 절친과 놀지 않는 아이들은 제일 느지막이 하교를 한 후 5분 거리에 있는 편의점에 가서 저렴한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입에 물고 집에 갑니다. :)
중학생들을 위해서는 다양한 셰이크류와 좋은 재료로 만든 베이커리를 준비하면 좋겠네요. 아이스크림은? 홍대 거리에서 본 50센티 콘아이스크림?! 어떨까요?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칠 수 없듯이 판교중학교 학생들도 무인카페를 이용하게 될까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타겟고객 3) 유치원생
오후 2시 이후에는 유치원 하교 후 하원버스에서 내린 유치원생들이 주양육자들의 손을 이끌고 놀이터에 모입니다. 우리 아파트 단지 놀이터 주변에는 대형 텃마루가 여러 개 설치되어 있어 함께 오신 부모님들이 편하게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아이들 손에 이끌려 계획 없이 방문하는 부모님들이 많은 터라, 가방에 물도 간식도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가 많죠. 놀이터에 모이는 친구들은 다 그 아이가 그 아이인지라 며칠만 왔다 가면 다들 얼굴을 아는 것 같았어요. 재밌게 놀던 아이들이 목이 말라도 배가 고파도 생수 한 병 사기 어려운 곳이 바로 우리 동네입니다.
이 아이들을 위해서 뽀로로 병음료와 좋은 재료로 만든 안심 먹거리(베이커리)를 머천다이징 해서 판매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아파트 상가에 무인카페가 생긴다면 과연 놀이터에서 놀던 유치원생과 부모님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될 수 있을까요? 워커홀릭 기획자의 고민은 또 깊어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