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수술을 받을 때의 일이다. 밝은 수술실에서 천 한 장에 덮인 채 베드에 누워있었다. 그때도 추위에 떨었던가? 수술방에 있던 두 사람 중 한 남자가 내 머리맡으로 와서 내 오른쪽 턱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며 말했다. 곧 잠이 올 거예요. 정말 잠이 왔고 나는 편안히 잠들었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데다 이젠 이십년이나 지나서 목소리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방의 광경이 전처럼 또렷하지도 않다. 몇 시간 후 잠이, 마취가 깨면 회복하느라 힘든 여름을 보내게 된다는 것을 아는 지금도, 그 순간을 떠올리면 어쩐지 여전히 기분이 좋다. 아주 따뜻한 목소리와 손길이었다.
느닷없는 곤경, 긴 여정의 시작이었지만 그 사건 자체에 대한 기억은 일종의 모험담이다. 남들에게 없는 경험을 했다는 생각에, 1910년대에 이집트에 다녀온 프랑스인 같이 으스대는 마음이 드는 게 우습다. 이젠 꽤 오래된 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