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인이 있어 좋았다.
단골 바에 마주 보고 앉아 서로의 눈동자를 안주 삼아 거나하게 마셔도 또 함께 비틀거리며 돌아올 수 있어 좋았다. 술 마시면 깊이 잠들지 못하는 내가 조금 뒤척이면 바로 끌어당겨 안아주는 넓은 품이 있어서 안심이 되었다. 재미있는 일 놀라운 일 무서운 일 짜증 나는 일들을 같이 겪는 내 삶의 증인을 갖는다는 건 멋진 일이었다.
빛나고 아름답던 , 뭉클하고 따뜻하던 순간들이 무수히 있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순간은 모순적 이게도, 애인이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하다 돌아간 바로 직후였다. 그 후련함이 좋았다. 비로소 혼자가 되는 그 느낌이, 내가 본연의 나로 드디어 돌아가는 그 느낌이 너무 개운하고 좋았다. 함께 있을 때 충만하게 행복했기에 그와 떨어져 나 혼자만의 공간과 시간으로 되돌아왔을 때의 행복도 더 민감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 감각을 잃어버렸기 때문일 것 같다.
내가 요즘 외롭다고 느끼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