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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morning
Nov 27. 2022
내 방은 현관 맞은편이다.
샤워하고 나와서 머리 말리고 있는데 열린 문 틈으로
나는 보았다.
엄마는 매일 아빠의 외출 전 '오늘의 의상 검사'를 시전 하시는데 항상 불합격이다. 전에도 썼지만
우리 아빤 못 말리는 패션 테러리스트인데 거기다 패션에 대한 알 수 없는 고집도 있음.
오늘은 그 검사를 피하려고
엄마가 설거지 하시는 사이에 후다닥 현관으로 나서며 나 갔다 올게! 하고 다급히 외치시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아뿔싸.
아니 아빠!!!!!!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서 잡을 뻔.
아빠... 반바지 입으셨잖아요.
그럼 그렇게 긴 양말을 올려 신으면 안 돼 안된다고.
하아. 뒤늦게 쫓아 나온 엄마가 기막혀하시고
눈이 마주친 나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 엄마. 놓쳐버렸어."
아빠는 웃음 띤 얼굴로 유유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져 버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