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기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daymorning Nov 27. 2022

20160909

내 방은 현관 맞은편이다.


샤워하고 나와서 머리 말리고 있는데 열린 문 틈으로

나는 보았다.


 엄마는 매일 아빠의 외출 전 '오늘의 의상 검사'를 시전 하시는데 항상 불합격이다. 전에도 썼지만

우리 아빤 못 말리는 패션 테러리스트인데 거기다 패션에 대한 알 수 없는 고집도 있음.


오늘은 그 검사를 피하려고

엄마가 설거지 하시는 사이에 후다닥 현관으로 나서며 나 갔다 올게! 하고 다급히 외치시는 모습을 목격했는데

아뿔싸.

아니 아빠!!!!!!

나도 모르게 뛰쳐나가서 잡을 뻔.

아빠... 반바지 입으셨잖아요.

그럼 그렇게 긴 양말을 올려 신으면 안 돼 안된다고.


하아. 뒤늦게 쫓아 나온 엄마가 기막혀하시고

눈이 마주친 나는

고개를 저었다.

"미안 엄마. 놓쳐버렸어."


아빠는 웃음 띤 얼굴로 유유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져 버렸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2016090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