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daymorning Nov 28. 2016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정말 그럴까?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하루하루 성찰을 게을리 하지 않고 내면의 깊이를 한층 한층 쌓아간 사람에게, 세월을 거쳐 자신만의 색과 취향을 공고히 한 사람에게 나이는 그냥 숫자가 아니지.


 나이 많은 걸로 유세 떨고 위에서 군림하려드는 꼰대는 나도 싫어서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언젠가 부터 나이 많은 게 왜 부정적인 의미로만 해석 되어서 서른 넘어서 부터는 무슨 선심 쓰듯이

"나이는 숫자일 뿐이죠. 괜찮아요. " 류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지 듣다 보면 상대에 따라 열 받을 때가 있다.


 "네가 뭔데 나의 나이듦을 이해하고 봐주겠다는 듯이 이야기 하는거야 나야말로 너의 치기어림, 무지함, 영혼의 가벼움, 취향의 촌스러움을 가까스로 참고 있는거 혹시 알고 있니?

대화가 안되서 아주 죽겠고 네 얘기 듣다보면 코웃음 나와서 죽겠고 너의 어휘선택의 단조로움에 정말 하품 나온다!!"

  나이가 숫자일 뿐이 아니라는 걸 너무 분명히 보여주면서 그런 말 하면 설득력이 떨어지지.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내눈엔 애기야,

이렇게 귀여운게 무슨 누나야.


이런 말들로 나를 세뇌하여 연상 앞에서 보다 오히려 더 내 자신을 낮추고 "그 만의 귀여운 애기"라는 틀에 가둬 귀염둥이 백치 역할을 맡게하는 연하들의 수법에 코웃음이 나고

"연하를 만나다니 능력자"라는 알 수 없는 칭찬에

본질도 모른채 괜히 으쓱했던 과거도 사실 화가 난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에요, 라는 말은 그렇게 아무나 한다고 설득력 있는 말이 아니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점이 많은 사람들이 분명 있는데 그들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과소평가 당할 때 할 수 있는 말이고, 나이가 많아도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 섬세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나이라는 잣대만으로 싸잡아 뒷방노인네 혹은 꼰대로 매도 될 때 할 수 있는 말이다.


연애에 있어서 나이가 큰 문제가 되지 않기도 하지만 상대의 나이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와 존중없이 덮어놓고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로

사랑이 다 해결해 줄 거라고 믿으면 곤란하다.

너무 나이브한거야.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하룻강아지의  픽업라인에 발끈해서 이렇게 길게 쓰다니 이상 꼰대 인증함 젠장 ㅋ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는 결혼식에 가는 것을 싫어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