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저녁 나절, 서로에게 호감을 갖고 있지만 아직은 어색한 두 남녀가 나란히 앉아 뜨끈한 만두국을 먹는 장면. 이 장면이 그렇게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 옆이라 입을 크게 아-벌리지 못하고 만두를 조금조금 베어물면서도 눈은 남자에게서 떼지 못하는 여자의 수줍은듯 당돌한 표정이 좋았다. 만두국에 고개를 파묻고 무심히 먹던 남자가 어느 순간 고개를 돌려 잘 먹고 있나 여자를 살피는 장면에 설렜다.
그런 감각. 온몸의 세포가 일제히 내 옆의 한 사람에게로 쏠리는 듯한 그런 감각.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가까워져 틈없이 하나로 포개지고 싶은 그런 감각.
-이 장면을 보면서 그런 감각이 되살아나서 -좋은소름이 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