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daymorning Sep 07. 2015

길을 잃어도 괜찮아요.

인생이라는 여행에서는 때로 길을 잃어도 괜찮아요.

집시 같다, 자유로운 영혼 같다, 외국인인 줄 알았다.
이 세 가지 이야기를 줄기차게 듣던 때가 있었다.


  방학마다 여행을 다녔다.
주로 단기 렌트를 알아봐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씩 아파트를 빌려서 생활했다. 짧게 많은 곳을 둘러보는 관광보다는 잠깐이라도 '생활의 맛'을 볼 수 있는 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아침 다섯 시에 해가 뜨면 나가서 해가 지는 밤 10시까지 돌아다녔다. 그런데도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벤치에  걸터앉아먹는 피자 한 조각이 너무 맛있었고 거리에 뒹구는 빈 음료수 캔마저 낭만적으로 보였다.
 

나는 행복했다.


눈 뜨는 순간 행복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했으니까. 조그맣게 " 오늘도 또 행복한 하루가 시작되었구나." 하고 혼잣말을 해야  비로소 좀 현실처럼 느껴질 만큼 비현실적으로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한국에 돌아왔을 때, 햇볕에 그을어 피부는 까무잡잡하고 눈은 이상할 정도로 광채가 나고, 웃음이 끊이질 않는 나를 사람들은 신기해했다.

"정말 사는  것처럼 사는 것 같아. 이제 내가 좀 나 같아."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 같다. 꽃도 한 철이라고 그렇게 흐드러지게 핀 후엔 곧 져버리는 일만 남은 것 같아 일말의 불안함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때 깨달은 커다란 교훈이

지금까지도 내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뭐냐면,
인생도 여행이라는 것, 내가 이 일상을 어떤 마음가짐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서
나는 다시, 그 행복한 시절로 돌아갈 수도,
반대로 불평으로 가득 찬 일상의 무게를 견디며 불행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여행 중입니다.
 자주 길을 헤매요.
그렇지만 괜찮아요.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아름다운 길이
바로 인생이라는 여행이 나에게 주는 선물이니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자비에 돌란의 Heartbeats(201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