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깊은 이성친구에게
문득 사람이 그리운 밤.
사랑같이 찐한 거 말고.
온정 있잖아.
발끝까지 따뜻해지는 그런 감각.
아픈 이별을 하고
너무 아프니까 울지도 못하고
그냥 멍하니 있다가
너에게 전화해서 무작정
"나 이제 블라인드 달아줄 사람 없어졌어." 했지.
그 한 마디에 뛰어와 말없이 뚝딱 뚝딱 블라인드를 달아 놓았었지.
구구절절 설명도 필요 없고
애써 괜찮은 척 하지 않아도 되는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시간이라는 게 그러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더라고.
어느샌가 내 눈빛만 봐도 내 맘을 읽더라고 네가.
단둘이 만나기 불편한 사람 있음 항상 널 불러내서 방패로 썼던 거 기억나?
나도 모르게 니 뒤에 숨고 싶었던 모양이야.
너 참 따뜻해. 봄 같은 사람이야 너는.
지금 네가 사랑을 하고 있어서
나는 정말 좋다.
너의 온정이 그리워도
이제 내게 달려와 줄 수 없지만
너의 행복은 나의 행복이야.
내 유일한 속 깊은 이성친구, 문득 네가 그리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