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성과를 끌어올리는 운동의 힘-3)
*디지털로 긴 글을 꼭지별로 클릭해서 읽기 불편하신 분들을 위해 같은 내용의 책을 종이책으로 보실 수 있도록 출간을 하였습니다. 필요하신 분들은 본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s://www.bookk.co.kr/book/view/93946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우리말로 주의력 결핍 과다 행동 장애로, 주의력 체계에 이상이 있어 주의가 산만하고 집중하기 어려워하는 장애를 말한다. 과잉 행동과 충동성은 나이가 들면서 상당히 해결되어서 아이들에 국한된 문제라고 여겨지곤 하지만,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주의력의 문제를 안고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원인에 대해서는, 호주에서 일란성 쌍둥이 2천 명을 조사한 결과, 한 명이 ADHD를 보이면 다른 한 명도 해당 증세를 보일 확률이 90%가 넘었다. 즉, ADHD는 유전의 확률이 높고, 따라서 마음 관리를 열심히 한다고 해서 생기지 않는다거나,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름에 ‘장애’라는 표현이 있다 보니, 누가 보기에도 자명하게 드러날 만큼 극심한 주의력 결핍이 있어야만 ADHD에 해당한다고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가 아니라도 주의력 결핍의 증세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 그렇게 진단될 수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스타트업의 특성상 일은 많고 시간은 적고,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들이 한 두 개가 아닌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주의력의 문제가 없다가도 이런 일들에 놓이면 어느 순간 집중력을 잃고 멍하니 멘붕이 오거나 군데군데 펑크가 나는 경우들을 마주하게 된다. 후천적으로 주의력이 산만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이는 것이다.
물론 엄밀하게 ADHD로 진단받은 것이 아닌데 병이라고 스스로 지나치게 인식하는 것은 ‘건강염려증’이라는 별도의 심각한 질환을 유발하겠지만, 주의력의 경우는 꼭 ADHD로 진단되지 않더라도 스스로의 집중력이나 주의 산만함을 살펴보았을 때 지금보다 개선이 되는 게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무리가 가지 않는 가벼운 선에서 ADHD의 치료법이 그러한 필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운동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주의력 체계는 운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신체의 움직임을 통제하는 뇌의 부위가 정보의 흐름 또한 조율하기 때문이다. 소뇌가 그 기능을 담당하는데, 뇌 전체의 절반 정도의 뉴런이 이 작은 소뇌에 몰려 있어서 운동 근육뿐만 아니라 정보의 흐름이 매끄럽게 이루어지고 뇌의 다른 부위들의 기능성도 조절한다. 학자들은 ADHD 환자들의 경우, 이 소뇌가 정상인들에 비해 다소 작고 안정적으로 작동하지 않기에 주의력이 흐트러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운동과 주의력은 동일한 신경 전달 경로를 공유한다. 따라서 운동을 통해 소뇌 부분을 자극하면 주의력 체계가 안정될 수 있다.
2006년 일리노이 대학에서의 실험에 따르면, 6개월 동안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운동을 했을 때, 뇌의 실행 기억 능력이 향상되었다. 또한 한 가지 일을 하다가 다른 일로 넘어가거나, 외부의 불필요한 자극에 휘둘리지 않는 능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ADHD를 주제로 연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운동과 주의력 개선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운동이 최고의 ADHD를 치료제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기존에 약물 치료로만 이루어졌던 ADHD 치료가, 이제는 운동의 효과들이 조금씩 증명되면서, 약물 치료와 운동 처방이 같이 병행되는 구조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평범한 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ADHD는 당연히 병원에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하겠지만, 일상적인 수준에서의 주의력 개선을 위한 활동으로서 라면, 운동을 하는 것은 의심의 여지없이 도움이 되는 선택이다. 머릿속에 해야 하는 일이 수 백가지가 맴돌고 있을수록 짬을 내어 운동을 하자. 낭비되는 듯 보여도 그게 가장 빨리 일을 처리해 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