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운동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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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2-30분 정도의 시간만 운동에 할애한다면 무슨 운동을 해야 할까? 유산소 운동이다. 덤벨을 가지고 하는 운동이나 푸시업, 윗몸일으키기 등과 같은 근육 운동이 바로 그 자리에서 땀도 별로 안 나고 아주 짧게라도 할 수 있으니 선호될 수 있겠지만, 우리가 필요로 하는 업무 생산성과 근육 운동은 그다지 관계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반면, 근육이 아닌 호흡을 중심으로 하는 유산소 운동은, 가볍게는 기분 전환에 도움이 되고, 스트레스 저항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신경 세포 성장 인자를 늘려주고, 뇌기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앞서 소개한 운동의 효능과 관련한 연구들은 전부 유산소 운동으로 실험된 결과였고, 건강과 성적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자료에서도, 다른 어떤 지표들보다 체질량과 폐활량이 성적과 압도적으로 가장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물론 무산소 운동, 즉 근육 운동이 우리 몸의 건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근육 운동은 성장 호르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역기를 들고 앉았다 일어섰다 하는 운동을 했을 때와 높은 강도로 30분 동안 달리기를 했을 때를 비교해 본 실험에서, 역기 운동을 했을 때가 달리기를 했을 때 보다 두 배나 더 많은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었다. 게다가 근육은 관절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산소 운동은 앞서 말한 뇌 기능 등에 관해 연구된 바가 거의 없다. 연구는 가설을 수립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적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이다. 보통 인간과 관련한 연구는 동물에서부터 시작해서 이루어지게 되고 그를 통해 정확한 인과 관계를 파악한 뒤 인간에게도 그 검증된 가설이 작용하는가를 살펴보게 되는데, 동물에게 무산소 운동을 시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동물을 건너뛰고 인간의 무산소 운동과 뇌 기능에 관한 실험이 진행된 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결과를 놓고도 여러 결론과 해석이 가능한 여지가 있어서 둘 사이에 확실하게 관련성이 있다고 말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더 많은 시간을 운동에 할애할 의사가 있다면, 또 형태적으로 더 멋지게 몸을 다듬고 싶다면 근육 운동을 하는 것이 괜찮겠지만, 2-30분의 짧은 시간만 운동해야 한다면 전적으로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결국 뇌의 퍼포먼스를 높이는 운동이란 산소를 받아들이는 능력을 키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2-30분간의 유산소 운동은 세부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 것이 좋을까? 이는 전적으로 본인의 기호와 상황에 따라야 한다. 달리기나 걷기가 가장 무난한 방법이지만 이동이 어려운 경우들이 있을 수 있다. 아내의 가족은 미국에 사는데 저녁이나 밤에 달리기를 하러 나가는 것은 치안상 쉽지 않다고 한다. 비가 올 때도 어렵다. 이럴 경우에는 집 바로 앞이나 주차장에서도 가능한 줄넘기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두 발로 뛰면서 천천히 하다가, 한 발씩 제자리 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하면서 강도를 높일 수도 있다. 아파트에 산다면 계단 오르기도 훌륭하다. 땀 흘리는 느낌이 싫다면 수영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매일 꾸준히 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요즘같이 코로나로 인해 집 밖에 나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면 집 안에서 홈트레이닝으로 팔 벌려 뛰기나 버핏 테스트를 할 수도 있다. 층간 소음이 걱정된다면 (약간 하체 근육 운동이 섞이기는 하지만) 스쿼트도 좋은 유산소 운동이 될 수 있다. 아 직 아기가 혼자 걷지 못하거나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경우, 유모차를 끌고 걷는 것도 산후 우울증 등에 크게 도움이 되는 운동법이라고 연구된 바 있다.
유산소 운동 안에서도 강도를 나눈다면 낮은 강도, 중간 강도, 높은 강도 이렇게 나눌 수 있는데, 낮은 강도의 운동만으로도 앞서 밝힌 효과들을 누릴 수는 있지만, 강도가 높을수록 훨씬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실 다이어트에는 강도가 높은 유산소 운동보다 강도가 낮은 유산소 운동이 더 효과적이기는 하다. 운동한 거리가 같다고 가정할 때, 빠른 걷기가 달리기보다 몸속의 지방을 더 많이 태우기 때문이다.(운동 시간이 같다고 가정하면 달리기가 더 많은 지방을 태운다.) 하지만 뇌 기능과 관련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의 효과는 스트레칭의 효과보다 조금 더 나은 수준으로, 관절이 안 좋아서 달리기가 무리인 경우라거나, 운동이 너무너무 싫은 사람이라면(실제로 운동을 즐기기 어려운 유전자라는 게 존재한다.)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가급적 중간 강도 이상으로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운동의 강도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뉠까?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심박수라는 개념을 알아야 한다. 1분 동안 도달 가능한 최대한의 심박수를 최대 심박수라고 하는데 대략 220에서 나이를 빼는 방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이때, 최대 심박수의 55-65% 정도는 강도가 낮은 운동, 최대 심박수의 65-75% 범위를 중간 강도의 운동, 최대 심박수의 75-90%가 유지되는 운동을 강도가 높은 운동이라고 분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의 나이가 30세라면 최대 심박수는 약 190이고, 104.5~123.5의 심박수가 낮은 강도의 운동, 123.5~142.5가 중간 강도의 운동, 142.5~171이 높은 강도의 운동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구분하면 잘 와 닿지가 않는다. 따라서, 조금 더 체감이 되는 구별법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대화가 가능하기는 하지만 다소 호흡이 불편해서 긴 문장을 말하기가 매끄럽지 않은 빠른 걷기 정도가 낮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고, 그보다는 호흡이 더 차오르고 땀도 빨리 나지만 해 볼만 하다 정도의 느낌이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다. 마지막으로, 호흡이 격해져서 머릿속에서 멈출까? 이쯤에서 쉴까? 유혹이 드는 정도가 높은 강도의 유산소 운동이다. 이 때는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의 경계선 같은 지점을 오고 가면서 무산소 운동이 주는 성장 호르몬의 효과도 같이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