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최소한의 시간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는 운동법-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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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새로운 해가 되면 알 수 없는 희망감과 의지가 샘솟는다. 작년까지의 나는 잊고 이제 새롭게 태어나려는 각오가 타오른다. 새로운 나를 위해 결연한 마음으로 새해 목표를 세워본다. 영어 공부, 독서, 그리고 운동. 시간을 조금 빠르게 돌려 2월의 나를 바라보면 여지없이 새해 목표는 이미 저 멀리 요단강을 건넜다. 실제로 통계 자료를 보면 운동/다이어트는 직장인 신년 다짐 3위 안에 꼭 들어가지만, 동시에 새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 중 절반이 6개월에서 1년 내에 운동을 그만두고, 이 기간을 2년으로 확장한 조사에서는 다이어트의 99.5%가 끝내 실패한다. 왜 실패할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주요한 원인은 ‘의지가 지나쳐서’이다.
운동의 핵심은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저금통에 운동을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많이 해서 효과를 저축해 놓고 여생 동안 그 저축해 놓은 효과를 나눠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 생리학적으로 우리 몸이 운동을 한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은 2일로 알려져 있어서, 이 2일이 지나기 전에 계속해서 불씨를 살려줘야 한다. 그런데 대개의 운동 다짐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설계된다. 성공한 CEO들처럼 ‘아침 일찍 새벽에 일어나서 1시간씩 매일 달리자’와 같은 것이다. 매일 1시간씩 달리는 것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다짐’의 시작으로서 1시간은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앞서 소개했던 네이퍼빌 학교의 실험에 참여했던 연구자 크레이그 브뢰더는 무리하지 않고도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운동을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재미가 붙어야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운동을 전혀 하지 않거나 규칙적으로 하지 않는 사람이 1시간을 이어서 달리면, 장기적으로 좋은 감정보다 나쁜 감정이 더 들 확률이 높아서, 포기하기가 쉬워지고, 더 나아가 꾸준히 하더라도 운동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이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지만 강제로 운동을 시킬 경우, 그 효과가 상당히 떨어졌다. 이를 사람에도 대입해 본다면, 하기 싫은데 벌을 받는 것처럼 운동을 한다면 같은 시간을 쓰더라도 최악의 비효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운동은 벅차지 않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방식과 양으로 시작해야 한다.
다양한 운동을 많이 꾸준히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창업자의 시간은 그리 녹록지 않기에, 우리는 중도 포기 없이 꾸준히 하면서도 업무 생산성에 기여하는 운동의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정작 운동으로 인해 업무 시간에 지장이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장 최소한이면서도 효과적인 시간을 세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시간은 하루 약 20분이다. 바로 뒤 챕터에서 더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참고로 그 시간 동안 근육 운동보다는 달리기, 빨리 걷기, 줄넘기,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단체 운동보다는 개인 운동을 하는 것을 더 추천한다. 서로 시간이나 정도를 맞추기도 어려운 이유들 때문인지, 통계상 24세 이상 성인 중에서 단체 운동 경기로 건강이 잘 관리되는 사람은 3%도 채 되지 않는다.
시간에 관해서는 여러 기관들과 연구 자료들이 조금씩 시간을 달리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다. 인지력의 유연성과 관련한 달리기 실험에서는 약 35분을 기준으로 실험이 진행되었고, 회사 내의 생산성 관련 실험에서는 매일 점심시간에 약 30-60분을 기준으로, 불안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효과에 관한 실험의 경우는 일주일에 3번, 20-30분씩(중증 환자의 경우 한 번에 50분 이상) 이 기준이었다. ADHD 증상에 관해서는 20-30분이 기준이었으며, 월경전증후군 증세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 운동을 시켰고, 산전 산후의 산모들의 경우 하루 30분의 운동을 권장한다. 임신성 당뇨병의 경우 일주일에 5시간의 유산소 운동이 효과가 있었고, 산후 우울증에 관한 실험에서는 일주일에 3번, 40분 씩의 운동을 기준치로 삼았다.
2004년에 각 분야의 저명한 학자들로 구성된 조사단에서, 운동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효과와 관련된 논문 약 850편을 검토한 결과의 경우, 평균적인 기준치는 일주일에 3회 이상 한 번에 30-45분 정도였다. 중독과 관련해서는 더 짧은 시간도 확인할 수 있다. 2004년 런던에서 진행된 실험에 따르면, 알코올 중독자의 음주 욕구를 10분간의 짧은 운동으로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담배의 경우는 그보다 더 짧아서 5분간의 운동으로도 효과가 있다.
중독 실험들을 제외하면 모두 20분과 비슷하거나 살짝 더 높은 수준인데, 이를 해석함에 있어서 연구의 경우, 실험의 효과가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는 아슬아슬한 경계선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목적임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효과가 예외 없이 나올만한 시간을 설정해서 실험을 하기 때문에 시간 세팅에 있어서는 다소 넉넉하게 설정하는 부분이 있다. 따라서 위의 실험들의 시간들은 참고를 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 시간의 적정성을 권고하는 기관의 수치를 보는 것이 조금 더 우리가 원하는 수치 값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2000년대 전까지는 건강 유지를 위해서는 매일 30분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그러다가 조금 더 연구 자료가 축적되고 현대 사회에 맞는 운동 문화 등을 고려하여 기준을 수정하였는데, ‘일주일에 최소 150분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일주일에 5회를 운동한다고 하면 하루에 30분, 일주일에 6일 운동할 경우 하루 25분, 7일 모두 운동한다고 할 경우에는 하루에 약 22분 정도가 된다. 생각보다 시간이 짧아서 강도가 무척 높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중간 정도의 강도, 즉, 땀이 조금 나고 숨이 살짝 가파오는 정도의 빠른 걷기나 느린 달리기, 줄넘기 정도라도 충분하다. 이는 세계보건기구 뿐만 아니라 미국질병예방센터 등에서도 공유하고 있는 같은 기준이다.
이에 대해, 진정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하루 60분, 일주일에 5회 이상 운동을 해야 한다며, 해당 기관들의 내용은 너무 소극적인 권고안이라고 말하는 학자들도 있기는 하나, 창업가의 시계는 최소한의 자원 투입, 최대한의 효과 확보에 맞춰져 있다. 그 기준에서 보면 강도 높게 짧게 하다가 포기하는 것보다는 가볍게 오랫동안 습관처럼 하는 게 효율성과 효과성 측면에서 모두 낫다.(당연히 강도 높게 오래 하는 게 제일 좋기는 하다.) 참고로 건강한 성인 남자로서, 나는 빨리 뛰면 1km에 4-5분 정도가 소요되고, 아내와 같이, 혹은 강아지와 함께 천천히 뛸 경우 1km에 6-7분 정도가 걸린다. 따라서 하루에 약 3km 정도를 천천히 뛴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거의 없다.
대학생 시절, 신촌역에서 교양 수업이 열리는 학교 내 건물까지 아침마다 초조한 발걸음으로 뛰듯이 걸어 다녔던 아침 시간들이 생각나는데, 그 거리가 약 1.3km 정도였다. 그런데 그 바쁜 걸음들에는 남자 여자 가리지 않고 (심지어 높은 힐을 신고도) 나와 속도를 맞춰 걷던, 이름은 모르지만 초조한 동행들이 참 많았다. 그러니 남녀 성별에 관계없이, 한 번도 운동해보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3km는 그렇게 부담스러운 거리가 아님을 말하고 싶다. 그러니 대단한 결심, 결연한 각오, 다짐과 같은 거창한 마음 없이도 가볍게 시작해보자. 하루 22분이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