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열쇠
두 아이 생일이 같은 달에 몰려 있다.
생일이 다가오면 축하하는 마음보다 선물준비에 더 큰 공을 들이게 된다.
요즘처럼 물질이 풍요로운 세상에 아이들은 갖지 않은 물건이 없고 필요해 보이는 것들도 없다. 하물며 짠돌이 엄마가 사주는 선물에 대한 기대는 더욱 없다.
요즘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게 현금이라는데 그냥 현금으로 갈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중에 최근에 얼결에 시작한 숟가락 만들기가 떠 올랐다. 모든것이 자동화되는 시기에 역주행을 한번 해보고 싶어 새롭게 시도해본 아날로그 활동이다.
이 모양 저모양 다른 용도의 칼을 이용하여 나무를 깎고 판다. 어쩌다 결을 잘못 잡아 나무가 갈라지기라도 하면 의도했던 디자인은 포기하고 변주로 가야 한다. 가끔은 변주가 오히려 자연스럽고 사람냄새가 묻어나서 더 맘에 들기도 한다. 완벽한 것보다는 조금 삐뚤한 것이 눈에 더 들어오기도 하니까.
숫제 오랜동안 숟가락을 만들어 본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이제 겨우 숟가락 두개 만들어 본 초보 중의 왕초보다. 아이들에게 이게 무슨 숟가락이냐며 비웃음을 당하기까지 한…
아이들이 주렁주렁 가방에 뭘 많이 달고 다니던데, 저기에 내가 만든 숟가락을 하나 더 달아줘 볼까? 평생 내가 만들어 준 숟가락 들고 다니면서 굶지 말라는 염원을 담아서… 숟가락이 너무 숟가락처럼 생기면 재미가 없으니 하트는 어떨까? 좀 유치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엄마하면 사랑이지.
[사랑의 숟가락]
사랑의 숟가락 열쇠고리
평생 품고 다녀
밥 굶지 않고 사랑 굶지 않길
밥 나눠 주고 사랑 나눠 주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세상
사랑이 열쇠 사랑이 해답
이 작은 나무 조각과 함께
따뜻하고 풍요로운 삶을 스스로 주도해 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