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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리감성러 Jun 05. 2019

바다가 산다.

표류 20주차



  “이제 내 뱃속에도 꿈틀거리는 바다가 산다.
움직여봐 삼봉아!”


  신기하게도 20주차에 들어서면서, 뱃속의 꿈틀거림이 미세하게 느껴졌다. 처음 느낀 미세한 꿈틀거림은 온 정신과 감각을 뱃속어딘가에 두어야만 느껴졌다. 아주 미세한 느낌이었는데, 뱃속에서 작은  롤러코스터가 운행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쭉 올라갔다가 휙~ 돌아 내려오는 느낌이다.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그 미세한 운동은 규칙적으로 느껴졌다. 아침 7시와 저녁 10시를 전후에 배에 경련이 난것 처럼 울컥울컥 거리며 그 움직임은 커졌다. 꼭 바보 물고기 한 마리가 자신이 어항 안에 있는 줄도 모르고, 자꾸만 밖으로 헤엄쳐 나가려다 부딪히는 느낌? (미안 아가야)

  새삼, 내 뱃속에 뭔가 살아 있는게 정말로 있는 거구나 실감이 났다. 드라마틱한 감동과 모성애로 눈물이 핑 돌꺼라 생각 하겠지만... “내 뱃속에 정말로 살아 있는게 들어있다니...” “내가 정말 엄마라니..” 이런 웃기는 생각들만 머릿속에 가득찼다.

  정말로.. 내 뱃속에 아기가 산다.


[20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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