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돌아온 월레스와 그로밋 시리즈는 점토로 현대사회를 고찰한다
월레스&그로밋 두 친구의 우정 이야기가 20년 만에 돌아왔다.
못 말리는 발명광 월레스와 한 땀 한 땀 가꾸는 정원을 소중히 하는 그로밋은
한 집에 살지만 기술과 클래식 사이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발명광 월레스가 야심차고 새롭게 내놓은 발명품 '노봇'은
그로밋에게는 눈엣가시 그 자체였을 것이다.
그로밋이 소중하게 가꾼 자연 그대로의 매력이 있는 정원을 빠릿빠릿한 솜씨지만,
아주 인공적으로 탈바꿈해버렸기 때문.
하지만 뭐든지 빠릿빠릿하게 청소하고 해결하는 노봇의 능력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며
자신의 정원에 노봇을 고용하려는 마을 주민들이 줄을 서기에 이른다.
노봇의 쓰임새가 증명되자 그렇게 월레스 & 노봇 & 그로밋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된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다.
월레스와 그로밋이 잡았던 '블루 다이아몬드' 도둑 페더스 맥그로우는
동물원에 수감되어 있지만, 자신의 기술을 이용하여 월레스의 노봇을 착함 모드에서 DEVIL 모드로
전환해 다시금 블루 다이아몬드를 훔쳐올 계획을 짜고 있었던 것이다.
페더스 맥그로우의 생각보다 치밀한 계획에 월레스는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절도죄 용의자로 몰리기까지 하는 수모를 겪게 된다.
월레스와 그로밋은 노봇의 기술에 대한 신뢰를 두고 이견이 발생하며 갈등을 빚기에 이르는데...
하지만 월렛과 그로밋의 우정은 가치관의 차이로 막을 수 없었다.
몸을 던져 기지를 발휘한 그로밋과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발명왕 월레스의 합작 덕에
둘은 용의 선상에서 벗어나고,
페더스 맥그로우가 또다시 훔쳤던 블루 다이아몬드를 다시금 되찾아오기에 성공한다.
뛰어난 CG 기술력 혹은 AI 기술을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점토모양을 조금씩 움직여 가며 영상을 만들어 내는
전통적 스톱모션(stop-motion) 양식을 고수하는
애니메이션 회사 아드먼 스튜디오의 방식은 이 애니메이션이 우리에게 말하는 메시지와도 상통한다.
월레스의 가치관 대로 기술력을 인정하되
인간이 직접 실현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잊지 않고 잃지 않는 것
20년 만에 월레스와 그로밋의 시리즈를 제작하며 아드만 스튜디오와 닉 파크 감독은
점토 애니메이션을 고수하는 것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아드만 스튜디오의 고집 덕에
본질과 기술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느 접점을 유지하며 현대사회를 살아갈 것인가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애니메이션 엔딩에서 월레스가 쓰다듬기 발명품 대신
직접 따스한 손길로 그로밋을 쓰다듬어주며 교감을 나눈 것처럼,
우리가 어느 접점을 선택하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우정, 사랑, 믿음처럼 본질적인 인간의 가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