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청계시소 이야기, 두 번째
프로토타입 1은 우리의 머릿속 생각이 실제 기계 형태로 얼마나 구현될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과정이었어요
참여자가 시소를 직접 동작 시켜 보면서 기계의 원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을지로 내부에서 청계천을 조망하는 방향으로 시선의 변화와 확장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프로토타입 2의 핵심이었습니다
사실 소량으로 만드는 건 청계천 아니고는 대응 자체를 해주지 않으세요. 어디에도 없는 대형 홀더와 베어링이 들어가는 청계시소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도 성실하게 부품을 제작해주신 사장님들 덕분이죠.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것과 실제 물성을 가진 것으로 작업할 때 큰 차이가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됐어요. 내가 한 디자인이 실현 되기 위해서는 또 다른 종류의 공부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 시간이기도 했구요. 을지로 사장님들께 많이 배웠습니다.
단순 디자인이 아니라 재료와 부품의 특성까지 이야기해주셔서 좋았습니다. 베어링만 하더라도 '내가 제대로 알고 쓰는 게 아니었구나' 라는 걸 알게 됐어요.
채프만 레오나드의 카메라 붐대, 인공위성 받침대, 비행기, 롤러코스터의 레일까지 진짜 많은 자료들을 봤어요. 이런 것들 찾아내고, 알아가는 과정이 제작과정의 큰 즐거움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