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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란 Jan 03. 2023

그래요 오늘은 글을 써야 겠습니다.

새해에 문득 기뻐서

2021년, 인생 그 어느 때보다 글로 가장 많은 일을 했습니다. 책도 만들고, 브런치도 운영하고, 자체 플랫폼에도 글을 썼고, 카피라이팅도 했어요.


2022년, 인생 그 어느 때보다 글을 적게 썼습니다. 아, 정정이 필요합니다. 혼자만 보는 글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썼고, 같이 보는 글은 정말 적게 썼습니다. 새로 시작한 일을 받아들이느라 내면의 폭풍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거든요.


작년 한 해는 참 고됐지만, 아플 때 가장 많이 성장하는 법이라죠?


무척 바쁜 연말을 보내고 5일 여 쉬는 시간을 가지니, 문득 내가 많이 컸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마음 속에 갈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갈망이요. 또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작은 변화를 계속해서 기획하고 싶다는 갈망이요. 그걸로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런 선순환이요.


갈망을 붙잡아 당장 삶으로 구현시키지 않으면 나는 행복할 수 없다는 조급함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조급함에 휩쓸리는 동안 이미 내 삶에는 많은 행복들이 총총이 박혀 있었더라고요. 동료들과 조금은 가까워졌고요, 가족들은 저를 이전보다 더 잘 이해합니다. 선명해진 갈망을 따라 오랫동안 그리기만 하던 일을 시작했고요, 아직은 우당탕탕이지만 새로운 공동체도 만들어 가고 있어요. 갈망하는대로 살고 있었다는 것을 문득 깨닫고 살포시 행복해졌습니다.


근데 참 기쁜 점이 뭔지 아시나요? 이런 것들을 돌아보게 한 장본인이 28에 글을 썼던 나라는 것. 꾸준한 기록은 여전히 제겐 너무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스물여덟에, 이제라도 기록하여 내 삶을 구성하는 시간들을 켜켜이 쌓아보겠다고 글로 적어 작심한 것은 너무 잘 한 일이더라고요. 그 때의 나 덕분에, 오늘같은 날은 글을 써야 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떠올릴 수 있었어요. 고마워요, 뭐라도 적어둔 내게.


2023년은 아직 어디로 갈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한 해에 거창한 계획들은 손쉽게 무너지기 일쑤라 계획을 세우기도 다소 두려워요. 그렇지만 하나는 꼭 해내고 싶어요.


좀 더 많이 쓰는 것.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작년에 글을 고작 5편 썼으니

모르긴 몰라도 이 계획은 성공할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무서운 일터로 돌아갑니다만

이전까지의 나보다는 좀 더 힘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기대감이란 것이 생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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