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깨란 Feb 29. 2024

시 권하는 운영자, 트윈웨이브 익순

space T 운영자 인터뷰 #4

2월 <운영자의 힘>에서는 시를 사랑하는 운영자 트윈웨이브의 익순을 소개합니다.


'시'생각하면 여러분은 어떤 게 떠오르세요? 저는 고등학교 때가 떠올라요. 문제집을 한참 풀다 보면 맘에 드는 시가 나올 때가 가끔 있었어요. 그러면 괜히 소리 내서 읽어봐요. 낭독하다 보면 시 안에 있는 강한 에너지나, 아니면 위로의 말이나 뭐 그런 것들이 새겨지는 느낌이었거든요. 공부가 힘들 때 제 나름의 즐거움이었지요. 하지만 그 시절이 지난 후로 특별히 시를 찾아본적은 없어요. 가끔 지하철 환경 개선 사업으로 스크린도어에 부착된 시민들의 시를 보는 정도가 전부였죠. 하물며 시를 쓸 생각은 더욱 못해봤어요. 함축적이고 아름다운 말로 적어야 할 것 같아 내가 다가갈 수 없는 장르라고 생각했나 봐요. 


그런데 오늘 소개하는 트윈웨이브의 운영자 익순 님은 시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고 말해요. 학창 시절부터 시 쓰면서 노는 것이 가장 좋았다는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걸 트윈웨이브의 12-16세의 트윈세대 친구들 (*이하 캡틴: 트윈웨이브에서는 공간의 이용자를 캡틴이라고 부릅니다.)과 함께 하며 놀고 싶었대요. 언뜻 어른들도 어려운 걸 아이들이? 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동물 시 쓰기> 워크숍을 성공리에 마친 익순 님은 오히려 아이들의 표현법이 어른들의 그것보다 훨씬 시적이라며 감탄했어요. 대체 시 쓰며 노는 시간을 어떻게 보낸걸까요? 트윈웨이브 <동물 시 쓰기> 워크숍의 기획 과정부터 마무리까지의 이야기를 익순의 인터뷰로 전합니다.


시 워크숍을 진행중인 익순

Q. <동물 시 쓰기> 워크숍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요.

트윈웨이브에서 겨울방학을 맞아 어떤 프로그램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하고 있었어요. 마침 글쓰기 공간이 경험 개선을 통해 새로 생기기도 했고, 워낙 저도 이제 글쓰기와 시를 좋아하다 보니까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자가 직접 진행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실은 시는 좀 낯선 장르잖아요. 글쓰기가 워크숍이 아닌 ‘시 쓰기’라는 구체적인 장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을까요?

실제로 워크숍 날 제일 처음 왔던 캡틴한테 시 쓰기를 좋아하는지 물어보니까, 그 친구가 실제로 ‘글 쓰기는 좋아하는 데 시 쓰기는 처음이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더라고요. 그때 제가 ‘오늘 하는 게 글쓰기에요~’라고 했었는데요. ‘감정을 특별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너무 어려운 장르’ 뭐 이런 식의 시에 대한 선입견을 깨 보고 싶었어요. 또 제가 잘할 수 있는 장르기도 하고요.

캡틴들이 주도하는 <캡틴의 DIO 워크숍>에서는 친구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다루니까, 운영자 주도 워크숍에서는 좀 낯선 경험을 제안하면서 ‘이런 방식의 글 쓰기도 있어.’ ‘너희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어렵지 않을 수 있어’라는 걸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시 쓰기로 가보자는 결심했던 것 같아요.


Q. 동물이라는 주제는 어떻게 잡게 되신 거예요?

동물은 전에 제가 습작생 하던 시절에 잘 다루는 주제이기도 했고요. 또 우리 캡틴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랑 동물이 가지고 있는 동적 에너지가 좀 잘 맞을 것 같기도 했어요. 친숙한 소재라 다가가기도 쉬울 듯하고, 동물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특별히 어려운 어휘가 필요하진 않기도 하고요. 이런 친숙하고 구체적인 소재를 제시해 주면 친구들이 시 쓰기 작업할 때 좀 더 원활하지 않을까? 해서 선택을 하게 됐어요.


Q. 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없으셨어요?

우선, 제가 시 쓰기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 경험이 없다 보니까 처음 준비할 때는 좀 막막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워크숍 때 사용할 수 있는 페이퍼, 참고할 수 있는 시들을 면밀하게 찾아봤어요. 또 실제로 제가 대학에서 전공을 하면서 정리했던 강의 노트, 참고할 만한 시작법 책들 이런 것들을 좀 살펴보면서 조금 더 준비를 더 열심히 하려고 했었던 것 같아요.  


Q. 워크숍 준비에 시간을 꽤 많이 쓰셨겠어요. 대학 노트를 참고하셨다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노트들을 엄청 잘 보관해 두셨나 봐요?

제가 대학 때 시 쓰기를 엄청 좋아했어요. 전공 수업 외에 플러스알파로 워크숍 같은 것도 찾아서 다니곤 했거든요. 그때 배웠던 것들을 정리해 둔 노트가 이번에 도움이 많이 됐죠. 특히 오랜만에 열어본 시작법 책 서문에 이번 워크숍과 관련된 조언이 있었어요. 그 책에서 얘기하기를 아이들에게 시를 알려줄 때는 시가 어떤 장르고, 시의 표현법엔 뭐가 있고 이런 것보다는 아이들 안에 자기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뭔가가 있는데 그걸 어떻게 적절하게 끄집어낼 수 있는지를 주요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머리말이 있었거든요. 그 말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Q. 너무 좋네요. 그렇다면 익순 님이 시를 배웠던 대학생 시절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린 캡틴 친구들에게 시를 알려주기 위해 고심해서 준비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참고용 시를 고를 쉬운 표현이 많은 시 위주로 골랐어요. 동시집도 좀 찾아보고요. 동물을 소재로 잡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아무래도 동물을 표현할 때 아주 어려운 어휘가 필요하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곧바로 시를 쓰는 작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단계별로 생각을 확장해서 아이들이 조금 쉽게 할 수 있도록 준비했어요. 일단 대상을 가지고 연상을 하고, 대상에 대해 질문을 떠올리고, 최종적으로는 시가 나오게끔. 캡틴들이 이런 연상하기 작업을 굉장히 잘 해줬어요.


 Q. 연상하기 작업에 대해 좀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세 단계 정도로 진행했는데요. 우선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동물을 골라봐요. 그 다음에 그 동물의 외적인 것들에 대해 연상해서 써 보는 거예요. 그 동물의 모양은 어떤지, 무게는 좀 어떤지 이런 식으로 여러 질문을 줘서 머릿속으로 내가 정한 동물에 대해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거죠. 마지막으로 ‘질문하기’를 통해 그 동물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해요.


각 단계를 진행할 때 소재해 온전하게 집중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해요. 이런 걸 도와주는 장치도 많이 고심했는데요. 시간을 무한정으로 주지 않고 5분 정도로 제한했고, 스크린에 스톱워치를 띄워줬어요. 또 연상이 너무 힘들지 않게 단계별로 어울리는 참고용 ‘동물 소재의 시’도 많이 준비했어요. 수빈 선생님이 글쓰기에 알맞는 클래식 음악을 세심하게 선별해 주시기도 했고요.

익순 님이 준비한 참고 문장

Q. 저도 참여하고 싶은 워크숍인걸요? 그런데 1차 모객은 잘 안 됐었잖아요. 그리고 2차 모객에 성공해서 워크숍을 여신 거고요. 1차와 2차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1차와 2차 모집은 모집의 형태가 달랐어요. 1차 모집 시에는 현장 데스크 접수였어요. 그런데 ‘시 쓰기’가 캡틴들의 흥미도가 높은 주제는 아니다 보니 신청이 아무래도 저조했죠. 약간 실망스럽기도 했고요. 2차 때는 정호 대리님께서 인터넷 접수로 전환해보자고 먼저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슬기샘어린이도서관 홈페이지 하단에 보면 수원시 도서관에서 하는 모든 수업, 워크숍 등을 신청할 수 있는 링크가 있어요. 저희 워크숍도 거기에서 2차 모집을 진행했어요.


 ‘시 쓰기’에 관심 있는 트윈세대가 워크숍을 통해 트윈세대에 처음 방문하는 이런 일들도 내심 기대했었는데, 대부분의 신청자가 기존에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던 캡틴들이었던 건 살짝 아쉬웠죠. 그럼에도 ‘시’라는 낯선 장르를 충분히 즐겨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아주 컸답니다.


Q. 정성껏 준비한 워크숍을 실제로 진행해 보시니 어떠셨어요? 기대했던 것과 같았던 점과 달랐던 점이 있었을 것 같아요.

동물이라는 소재가 트윈세대들의 에너지와 잘 동화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캡틴들이 완성한 시를 읽어보면 그런 것들이 저의 기대 이상으로 잘 표현되어서 깜짝 놀랐어요. 생각과 달랐던 것은 아무래도 단어를 고르거나, 문장을 완성할 때 좀 망설이거나 고민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고 고민했었는데 제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자유롭고 거침없이 글을 쓰더라고요. 제가 준비한 흐름을 너무 잘 따라와 줘서 캡틴들한테 고마울 따름이죠.


 Q. 연상의 세 단계 중에서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단계가 있었나요? 아니면 가장 즐거워했던 단계? 

어려워했던 건 아무래도 맨 처음에 형태를 떠올려보는 단계. 형태라는 것이 조금 모호하게 들릴 수 있잖아요. 글쓰기 페이퍼 밑에 참고 문장들을 꽤 많이 넣어두었는데 그걸 같이 보면서 ‘눈은 어떤 모양일까?’ ‘어떤 빛이 나고 있어?’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연상할 수 있도록 도와줬죠. 가장 즐거워했던 단계는 아마 <질문하기> 단계였던 것 같아요. 이 단계에서는 한 장의 종이를 주고 제한 시간 동안 대상에 대한 질문을 말 그대로 쏟아내는 시간이거든요. 제가 가이드 할 때 종이를 끝까지 채우되 생각하는 것보다 글이 더 빨라야 한다고 말해주는 단계예요. 그런데 친구들이 정말 거침없이 죽죽죽 써 나가더라고요.


Q. 사랑하는 장르의 글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귀한 경험을 하셨는데, 워크숍의 여러 장면 중에 이 장면은 정말 오래 기억하고 싶다 하는 장면 있으세요?

<질문하기> 단계를 진행할 때 제가 캡틴들한테 이 단계는 대상에 대해서 모험을 던지는 과정이라고 소개하고, 최대한 글을 많이 써보라고 도전했어요. 그때 9명의 캡틴이 글쓰기에 완전히 몰입하더라고요. 그 모습을 제 자리에서 지켜볼 때 정말 가슴이 벅찼어요. 종이에 펜이 사각거리는 소리만 들리고, 9명의 아이는 글쓰기에 완전히 몰두하고 있고, 저는 그걸 지켜봐요. ‘와 정말 너무너무 근사한 풍경이다.’라고 생각했죠.


시에 몰입한 아이들을 지켜보는 익순


Q. 아이들의 에너지가 익순 님한테 전해졌나 봐요. 혹시 진행 중에 생각지 못한 상황이 생겨 당황하거나 하신 점은 없었나요?

처음에 말했듯 이런 자리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처음이다 보니 막연했는데 팀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사전에 대응을 많이 해 둔 상태였어요. 감사하게도 저희 팀에 수빈 선생님이 TRPG라는 이야기팀을 운영하면서 도서관에서 강의해본 경험이 많은 편이세요. 그래서 아이들의 에너지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 같은 부분들을 미리 많이 짚어주셨어요. 정호 대리님도 강의할 때 필요할 건 없는지 계속 물어봐 주셔서 워크숍 준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어요.


Q. 엄청난 팀이네요. 익순 님은 시를 많이 보시고 또 쓰시잖아요. 어른들이 쓴 시랑 이번에 캡틴들이 쓴 시가 무엇이 달랐는지 좀 궁금해요.

일단 12~13세 친구들이 ‘이미 시인들이다.’라고 생각했어요. 습작생 시절에 ‘시를 쓰듯이 시를 쓰지 말고, 글을 쓰듯이 쓰세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요. 당시에는 그 말이 이해가 안 됐어요. 경험에 의해서 시적인 표현 이런 게 들어가야 하고, 운율적인 면도 필요하고 하는 생각에 매여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른들은 좀 관습적인 면이 있죠.

그런데, 방법에 구애 받지 않고, 대상에 몰두해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게 가장 시적이거든요. 논리에 구애 받지 않고 조금 돌연하기도 하고, 모험심도 있어야 하고 대상을 처음 만나듯이 질문하는 태도를 가져야 해요. 아이들은 이미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어떤 강의를 듣거나 배우지 않아도,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한 것들이 어른들의 그것보다 훨씬 시적 흐름으로 완성되었다고나 할까요? 어린아이의 시선에 맞게끔 시 속에 잘 배어들어서 시인보다 더 시인적인 것들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요.

예를 들어, 1~3단계를 거치면서 이미 많은 문장과 표현이 나왔거든요. 어른들 같으면 마지막에 시를 표현할 때 단계별로 적은 문장을 활용하려고 무진 애를 썼을 거예요. 그런데 캡틴 친구들은 1~3단계에 사고 운동을 하며 쓴 문장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시를 표현하더라고요.

시 워크숍에서 아이들이 직접 쓴 시


Q. 연습은 했고 시는 이제 시는 내 뜻대로 쓴다. 이랬나 보군요.

맞아요. 맞아요. 정확해요. 그래서 마지막 결과물을 봤을 때 더 깜짝 놀랐던 것 같아요.  


Q. 친구들 정말 멋지네요. 이런 워크숍 한 번 더 한다고 하면은 어떤 걸 보완하고 싶은지, 어떤 건 그대로 하고 싶은지 좀 궁금해요.

음, 보완하고 싶었던 건 시간 관리를 좀 더 잘하는 거예요. 90분짜리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는데, 좀 늦은 캡틴들이 있기도 했고 해서 결론적으로 타임이 오버됐거든요. 다음에는 휴식 시간 같은 것들도 좀 적절하게 안배하고 싶고요.

다음에도 그대로 하고 싶은 건 두 가지 정도가 있는데요. 먼저, 글쓰기 할 때 좋은 점을 명확히 밝혀주면서 격려 해주는 걸 계속하고 싶어요. 이번에도 각 단계별로 ‘캡틴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해주고 있다.’ 며 중간중간 격려를 많이 해줬는데 그런 점이 좀 좋았어요.

또 다른 건 캡틴마다 시를 쓰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다르니 좀 기다려 주는 것. 시 쓰기 전 연상하기 단계에서 좀 소극적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철새’라는 대상만 적어 두고, 문장은 거의 적지 않더라고요. 어떤 점이 어려울까? 생각하며 지켜봤는데 종이에 철새를 그려 넣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 ‘지금 대상에 몰두하고 있구나, 표현을 찾고 있구나.’ 생각하고 기다려줬어요. 그런데 결론적으로 마지막에 결과물은 좀 좋은 시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다음에도 캡틴을 존중하고 기다리는 태도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좀 했어요.


Q. 시 말고도 해보고 싶은 워크숍이 있으실까요?
이제 처음 시 워크숍을 해본 것이라, 다른 주제에 도전하기 보다는 시 워크숍을 좀 더 세분화해서 해보고 싶어요. 시 쓰기를 해봤으니, 읽기도 해보고. 아니면 시 쓰기 워크숍을, 연령대를 나눠서 해보고 싶기도 해요. 이번 워크숍에는 12-13세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소수의 14~16세 친구들도 있었는데 최종 결과물에 차이가 좀 있었어요. 12~13세 친구들은 대상에 집중한 반면, 중학생 친구들은 자신의 감정과 주관을 표현하는데 좀 더 관심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표현하는데 시간이 좀 더 걸렸고요. 그래서 다음엔 14~16세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정서나 생각을 잘 끄집어낼 수 있는 단계도 마련해 보고 싶다는 생각했어요.
 
 

Q. 기획부터 진행까지 전반의 과정에 들어봤는데요. 과정 전반에 대해서 익순 님의 소감이 궁금해요.
캡틴들이 써온 시들은 제가 요 몇 년 사이에 읽은 시들 중에서 가장 제 마음에 와닿았고, 저를 놀라게 한 시들이었어요. 친구들이 이런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내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저에게도 되게 잊지 못할 경험이자, 시적인 순간이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여쭤보고 싶어요. 앞으로 익순 님처럼 ‘운영자 주도 워크숍’을 도전해 보고 싶은 운영자분들을 위한 질문인데요. 아마도 운영자분들께서는 ‘내가 아이들과 뭘 같이 해볼 수 있을까?’ 하는 점이 가장 막막하실 것 같아요. 익순 님께서도 어쨌든 강의도, 워크숍도 처음인데 익순 님께서 주도하실 수 있는 주제를 발견하셨잖아요? 그래서 주제를 어떻게 발견하시면 좋을지 조언해 주실 수 있나요? 그 외에 다른 조언도 좋습니다.

그냥 정말 순수하게 제가 좋아하는 걸 했어요. 트윈웨이브에서 캡틴들을 보면 각자 좋아하는 활동을 해요.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영화를 보고, 만들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만들기를 하죠. 운영자가 아니라, 만약에 나를 어린아이로 빗댄다면 저는 시 쓰기를 좋아하는 캡틴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캡틴의 입장에서 ‘난 뭐 이런 거 하고 놀 때가 좋은데 너희도 같이 놀지 않을래?’라고 한 번 제안해 볼 수 있는 게 뭘까 살펴보시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외에는 저도 처음이었던 지라 조언을 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다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앞서도 말씀드렸듯 이번에 동료들의 배려를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또 씨앗 재단, 다른 스페이스티 운영자 분들의 응원도 큰 힘이 되었고요. 해서 다음에 다른 어떤 운영자님이 워크숍을 진행하시던 저도 좀 힘이 될 수 있는 팀원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트윈웨이브 캡틴들이 쓴 시를 모두 보고싶다면


매거진의 이전글 쉼의 공간에서 경험이 파도치는 공간으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