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나의 반려견. 그는 나에게 어떤 존재였을까?
이 글은 16년을 함께 살던 반려견을 보내고 써두었던 글이다. 꽤 긴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나는 자주 그를 떠올리고 함께 걷던 길을 홀로 걷곤 한다. 그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함께 산책하던 후박나무 아래에 그의 재를 묻고 돌아선 지 벌써 삼 년이 흘렀다.
내 이 큰 슬픔의 실체는 무엇인가?
가슴 한가운데가 뻥 뚫린듯한 허전한 이 마음
그는 나에게 무엇이었을까? 내게 어떤 존재였던가?
단지 내가 돌보아 주던 작고 귀여운 그냥 반려견이었을까?
돌아보면
녀석은 아이들이 자랄 때는 바쁜 나를 대신해서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을 맞이 해 준 친구였다 사춘기가 되어 한껏 날카로워진 아들 녀석에게도 말없는 친구가 되어주어 사춘기 아들도 그 앞에서는 한없이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남편이 중년의 바쁜 자리에서 바깥일에 몰두하고 아이들이 모두 자라서 자신의 길을 찾아 떠난 빈 둥지에서는 나의 치유자로 내 곁에 늘 같이 있었다.
그는 내가 힘들 때 늘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는 친구였다.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가슴 아파하고, 같이 슬퍼했다. 주인과 교감하는 반려견이 말은 하지 못해도 얼마나 다정하게 눈빛으로 다정하게 위로를 보내는지.. 오래 반려견과 함께 해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모두가 떠나고 난 빈자리. 나는 정말 가슴 시리게 외롭다. 강한 척 나를 감추어도 나는 오랫동안 외로웠던 시간이 많았나 보다.
나의 가장 좋은 친구 사랑하는 용이가 떠나고 난 뒤에야 그 큰 자리를 알게 되었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가슴 터질 듯한 슬픔에 내가 힘겨워할 때 함께 하며 위로해주었고, 아픈 가족 때문에 가슴 조이던 시간들 속에서도 나를 웃게 하고, 힘든 상황에 처한 아들들을 위로하고 같이 가슴 아파했다는 사실을..어쩜 그리도 힘든 이를 가장 잘 알아 그사람 곁에 조용히 앉아 있어 주었던지. 아픈 이를 누구 보다도 빨리 감지하고 내게 도움을 청하는 눈길을 보냈던지.. 용이의 마지막 남은 1년 ( 우리 집에 닥친 가장 큰 시련의 시기) 집으로 돌아가기 싫어 우리는 함께 공원 한켠에 앉아 긴 시간을 하늘만 바라보기도 했다. 긴 시간 동안 우리의 이야기를 말없이 들어주던, 내 곁에 함께했던 내 아이 같은 아니 영원히 자라지 않고 내 곁을 지켜주던 아이. 그 큰 눈망울을 그리워한다.
'그를 돌본 것은 내가 아니었다.'
그를 보내고 혼자 여행길에 올랐던 날 남녘의 산사엔 눈이 내렸다
그리고 받은 위로의 글들.
"그 마음 잘 알고 있다. 뭐라 할 말이 없구나. 우리 강아지 포비가 생각난다. 돌아가신 어머니도 포비만큼 그리워하지 않았다. 불효 막심하다. 어쩌겠나. 용이를 생각할 때 즐거웠던 시간들이 편안하게 다가올 때까지 참고 견뎌야지. 주변에 있는 용이의 흔적을 지워라.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살다 갔다. 산사가 조용하구나"...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위로의 편지 중에서
"서로 교감을 나눌 수 있었던 용이로 인해 너의 삶이 더 풍요로웠고, 행복했으며 상실감에 많이 허전하리라 생각된다. 너의 가족으로 인해 행복했던 개 용이가 나도 그립구나. 마음 정리하고 만나자"... 친구의 위로 편지 중에서
(2018년 1월 어느 날)
어느 차가운 겨울날
숲으로 간다
너를 만나러 가는 길
숲에는 찬바람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후박나무 바람맞으며
빈 가지
하늘 향해 두 팔 벌리고
너 향한 그리움에
나도 같이 하늘을 본다
이 겨울이 지나면
떨어진 낙엽 스러지듯 그리움도 그러할까
가슴 시린 외로움이
새 봄 후박나무 꽃향기 피어나는 나무 아래서
살아가는 힘으로 꽃 피우면 좋으련만
돌아오는 길
바람만 가득한 숲
시린 하늘 쳐다보며
그리움을
후박나무 가지에 걸어두고
홀로 돌아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