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시간으로의 여행
저 목소리 들어봐선
아닌 것 같다
저리 곱고
깊은 소리
눈빛처럼 다급하게
알을 낳았으리라
염치머리 없다고
미안 미안하다고
울어 울어도
죄 가시지 않는다고
이 산 저 산에
무릎 꿇는 울음 메아리
- 함민복 <뻐꾸기>
멀리서 뻐꾸기가 운다
내 젊은 날이
어리석다며 운다
넌
얼마나 바보스럽게 살았던가
또 얼마나 무모했던가
또한 아프게 사랑했던가
지금은
그 어리석은 사랑이
그리워서 운다
어차피
젊음이란
그리도 무모할 수 있어서
더 아름다웠던 것을
오는 그 푸르른 신록의 시간보다
연초록 젊음의 봄이
더 애틋하게 그리운 것을
넌
얼마나 바보스러웠던가 얘야
그러나 또한
얼마나
사랑스러웠던가
- 1986년 5월 어느 날의 습작시 <뻐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