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에 대한 생각
감사는 언제 생기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나를 위한 호의를 받았다’고 느끼는 순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행동이 분명히 나를 향해 있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반대로, 감사를 받을 때
‘내가 정말 이 감사를 받을 만한 사람인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 질문은 또 다른 질문을 생각하게 한다.
이 행동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가.
나는 이모와 외삼촌과 거의 왕래 없이 지내왔다.
그래서인지, 내가 할머니를 위해 했던 일이
이모와 삼촌을 위한 일처럼 표현될 때
그 감사의 말이 온전히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마음 한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거리감과 반감이 남았다.
그 순간 깨닫게 된다.
감사는 단순히 ‘고맙다’는 말이 아니라,
그 마음의 방향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는 것을.
그래서 내 앞에는 두 가지 선택이 놓인다.
더 가까워지거나, 아니면 거리를 두거나.
지금의 나는 후자를 선택하고 싶다.
관계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기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 관계는 오히려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감사에는 무게도 있다.
때로는 그것이 빚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받았으니 나도 돌려줘야 한다’는 생각,
‘부담스럽지만 고맙다’는 말속에는
이미 자유롭지 않은 마음이 담겨 있다.
나는 그런 감사를 조금씩 내려놓고 싶다.
억지로 갚아야 하는 마음이 아니라,
그저 감사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마음.
그 미묘한 차이가 결국 관계의 깊이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오늘, 나는 나의 감사를 다시 정리해 본다.
새로운 마음을 허락해 준 오늘이라는 하루에 감사한다.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에 감사한다.
편안한 직장과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가족과 친구들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와 걱정에 감사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년 시절의 상처로 쉽게 흔들릴 수 있는 나이지만
그 감정을 다스리며 해야 할 일을 해나갈 수 있는
작은 지혜를 주셔서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