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회복이야기

사람의 온도 사랑의 온도

by 박나윤

사는데 어찌 좋은 날만 있을까

해 뜨고 좋은 날만 이어질 수 없고, 비바람이 스쳐 지나가야 비로소 공기가 맑아지듯, 인생 또한 눈부신 순간과 견딜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잇따라 찾아온다.

우리는 때때로 행복을 당연한 듯 여겼다가, 어느 날 갑자기 들이닥친 그늘 앞에서야 비로소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그래서 나는 삶의 디폴트를 ‘고통’이라 부르기로 한다. 그러면 좋은 날은 뜻밖의 선물처럼 더 환해지고, 좋지 않은 날은 깊이 잠겨야만 큰 배를 띄우는 법을 터득하는 바다처럼, 나를 단단하게 다지는 밑거름이 된다. 아픔의 날들 속에서도 어딘가에는 성장의 싹이 틔고, 그 작은 싹을 발견하는 순간 비로소 내가 한 걸음 더 걸어왔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큰 힘이 되는 것은 사람이다. 인생의 불빛은 언제나 곁에서 함께 걸어주는 이로부터 시작된다. 함께 걷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똑같이 무너질 듯한 날에도 다시 어깨를 펴게 되고, 같은 하늘 아래서 바람소리마저 덜 차갑게 느껴지곤 한다. 결국 사람의 온도는 인생을 바꾸는 가장 은밀한 힘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상대가 빛날 때만 반짝이는 그림자가 아니라, 무너지는 순간에도 옆에서 묵묵히 버텨주는 그늘 같은 사람.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는 존재. 그리고 누군가는 나에게 부드러운 쿠션처럼 기댈 수 있는 위안이 되고, 나 역시 그 사람 곁에서 편안한 숨을 돌릴 수 있는 오랜 쉼터가 되기를 바란다.


삶이란 결국, 서로의 다친 마음을 조용히 덮어주고, 그 위에 다시 사랑이라는 체온을 올려가며 살아내는 일. 그 소박한 진실을 나는 오늘도 천천히 배워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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