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후회
오랜만에, 십 년 넘게 퇴사한 예전 직장을 찾았다.
시간이 이렇게나 흘렀는데도,
내가 일하던 자리들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 공간이 나를 기억해 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우연히 마주친 선배와 팀장님은
변함없는 얼굴로 나를 단번에 알아보셨다.
입사 동기였던 친구는 어제 본 사람처럼 반갑고,
또 아련했다.
잠시였지만,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돌이켜보면, 그때의 나는 참 어렸고
참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그 시절의 내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도 분명하다.
가끔은 퇴사한 걸 후회하기도 했었다.
경력 단절의 무게와 육아 전담의 버거움도
나를 흔들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 후회는 참 좋은 후회였다.
나는 그 시간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마음껏 몰두할 수 있는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그때처럼, 나는 늘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아마 그대로 직장에 머물렀다면
나는 우물 안 개구리처럼
세상을 좁게만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는, 그때의 선택 덕분에
더 넓은 세상을 만났다.
오늘의 방문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잠시 다녀온 듯한 경험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옛날의 나와, 그 시절의 사람들이
참 반갑고 고마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