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울타리
아람이는 올해 열 살이다.
다른 아이들처럼 노는 걸 좋아하고, 게임도 아빠와 함께 즐긴다.
공부에는 아직 흥미도, 습관도 잡히지 않아 학교 과정을 따라가기 벅차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그래서 눈높이 학습지도 시켜보고, 디지털 학습도 함께하고 있다.
어제는 아람이가 나눗셈을 물어보았다.
패드의 펜을 손에 쥐고 묻는 그 태도가 조금 건성처럼 보여서,
“제대로 잡아봐.” 하고 말했더니
“잡은 건데요.” 하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알려주는데도 집중하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결국 등짝을 한 대 치며 “집중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아람이는 울먹이며 “엄마, 왜 때려?”라고 물었다.
그 순간, 내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훈육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너무 무섭게, 너무 엄하게 굴었던 것 같다.
아람이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져서 결국
“바람 좀 쐬고 올게.” 하며 집을 나갔다.
핸드폰도 없이 삼십 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자
남편은 걱정이 된다며 밖으로 나섰다.
나는 “집 말고 어디를 가겠어, 기다리자.” 하면서도
속으로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가 왜 그렇게 화가 났는지 생각해 보았다.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나도 아빠에게 글씨를 배우며 무섭게 혼나던 기억이 있다.
그때의 아빠 얼굴이 떠올랐고,
그 표정이 지금 내 얼굴이 되어 있었다.
그 시절의 나처럼, 우리 아람이도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 생각을 하니 눈물이 핑 돌았다.
아람이에게 부드럽게, 따뜻하게 말해주고 싶었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불같이 화를 낸 내가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앞으로는 공부 시간을 정해서 함께하고,
아람이가 쉴 수 있는 시간도 꼭 챙겨주기로 했다.
아람이는 울면서 “나 오늘 공부 일곱 시간이나 했어.
쉬고 싶었어.”라고 말했었다.
그 말을 듣고서야, 내가 애를 위한답시고
너무 몰아붙였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규칙을 함께 세웠다.
속상할 때 밖에 나갈 수도 있지만,
어디로 가는지, 언제쯤 들어올 건지는 꼭 말하고 나가기로.
그렇게 약속을 정했다.
나는 우리 아람이가 안전하게, 행복하게 자라길 바란다.
그래서 무섭고 차가운 벽이 아니라,
따뜻하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