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겨울

추우니까 착한 척

by 바람세탁소
20160120_163508_edit.jpg 크라프트지 by 볼펜 2016.1.20


그래. 이 정도 추워야 겨울이지! 하면서도 춥다. 춥다. 자꾸 엄살이 난다. 일어나자마자 이 층 난로부터 피운다. 아들을 깨우기 전에 집안 공기부터 데워야 따뜻하니까. 난로 아래쪽엔 얼기설기 잘 쪼개진 나무를 그 위로 굵은 나무를 소복이 쌓는다. 불 불여 연통을 조절하면 난로가 달궈지고 아래층으로 연결된 관으로 열이 내려온다. 아들 출근시간엔 깜깜해서 달도 별도 보인다.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이십여 분 걸어야 한다. 밤새 얼어빠진 골목길에 뻣뻣하게 서 있는 가로등마저 푸르스름 얼음 빛이다. 진짜 춥다.

아들에게 어제보다 훨씬 춥다며 억지로 점퍼를 입고 가라고 했다. 주머니가 하필 허리 위쪽에 붙어서 손 넣기 불편하다며 불평하며 억지로 입고 나갔다.

'어이구. 주머니 디자인이 잘못됐어!' 3년 전 산 점퍼 디자인을 오늘에야 불평한다. 감기 초기 증상을 보이는 남편에겐 양파 껍질을 끓인 물과 유자차를 한 모금 줬다. 김칫국에 밥 말아먹고 양파 물과 유자차도 마시고 약도 챙겨 나갔다. 요즘 너무너무 착해졌다. 겨울답게 추우니까 착한 엄마인 척 좋은 아내인척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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