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하게 정신 날일 없을까?
2006년 1월 16일 / 쨍하게 정신 날일 없을까?
차 유리창이 온통 하얗게 얼어서 아이스케이크처럼 긁어냈다. 겨울나무는 끄떡없이 하늘을 찌른다. 가지마다 튀김옷을 입힌 것 같다. 키 큰 전봇대 위엔 큰 새 일곱 마리가 마당을 지켜본다. 심심한 풍경에 조잘대는 새들을 끼워 넣고 바람에 마음을 실어내며 공짜로 하루하루 다 까먹는 중이다.
쨍하게 정신 날일 없을까?
밤. 달이 안갯속에 흠뻑 빠져 몽롱하다. 토끼보다 높이 뛰는 우리 집 강아지들 말고는 모든 게 흐릿하다. 아침은 점점 더 빨리 오고 봄날 같은 날은 계속이다. 마음은 안개처럼 뿌옇고 고장 난 시계처럼 조용하다.
2006년 1월 20일 / 하아~
어영부영 아이들과 씨름하고 강아지들을 푹푹 발자국 찍히는 마당에 풀어놓았다. 연탄재를 담장 밑에다 깨트려 밟고 현관문과 창문은 활짝 열었다. 땅굴처럼 드나들던 아이들 이불을 팔 늘어지도록 휘둘러 털어 널었다. 세탁기가 고장 나서 마당 구석에 방치한 고물 세탁기에 빨래를 돌렸다. '덜커덩덜커덩' 큰소리를 낸다. 그래도 나보다 잘하겠지! 이러면서 한편 '제발 고장 좀 나라 ~' 빌었다.
하아!~ 건조한 마루 공기를 '후욱' 뱉어본다. 창밖에서 뾰족한 부리를 내민 새가 얇고 투명한 소리를 내자 오후 두 시의 볕이 현관 건너편으로 자리를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