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뻣뻣 드로잉과 거슬리는 오일 파스텔 범벅 해바라기 그림에 좌절했다. 거의 매일 비가 퍼붓고 끈적이는 공기와 집구석구석 습한 냄새로 눈도 마음도 흙탕물을 뒤집어쓴 것 같다. 그래도 꿋꿋이 팔레트를 열고 붓을 적시며 무어라도 망치고 있다. 마음 저~~~어 구석에선 이젠 지겹단다. 붓을 빨고 물통을 휙 비우고 흩어진 도구들을 꽂아놓았다. 찬물에 둥굴레차 티백을 담가놓고 티브이나 틀어볼까도 했다. 노트북을 끄려다가 Lizzo라는 가수의 Juice 뮤직비디오를 클릭했다. 이거 너무 재밌다. 가수의 몸짓과 신나는 노래와 가사가 정말 매력적이다. 이럴 땐 종이 안 보고 그리는 블라인드 컨투어 드로잉이다. 이렇게 하니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참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