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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Apr 10. 2021

상품이 아닌 관계를 팔라

진정성으로 설득해야 하는 MZ세대

보통의 인간 관계가 그러하듯, 사람과 사람 사이의 좋은 관계는 물질적인 것이 아닌 정신적인 것에서 형성된다. 정신적으로 상대방을 신뢰하고 존중해야 그 관계는 유지되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를 몇 번 만나보고 이야기를 들어봐야, 상대방을 신뢰하고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MZ세대도 마찬가지다. 이들이 인간적 감성을 갈구한다는 말이 아무하고나 친해지고 싶다는 말은 아니다. 더군다나 정보의 과다와 디지털에서 만들어지는 수많은 허구 속에서 관계를 맺는 것에 더 신중하고 조심스럽다.


MZ세대는 유튜버를 구독할 때 인성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편집이나 구성 등 콘텐츠 영역만큼 유튜버의 인성은 구독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며, 유튜버의 채널을 구독 해지하는 요인에서도 유튜버의 행동으로 인한 논란이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콘텐츠 외에 콘텐츠에 담긴 진정성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MZ세대는 브랜드를 결정할 때도 브랜드의 진정성을 중시한다. 미국의 소셜 마케팅 기업 ‘스타클라(stackla)’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0%의 소비자가 그들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브랜드를 결정하는 데에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자동차 브랜드 ‘볼보’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전달하는데 꽤 능숙한 브랜드 중 하나다. 볼보는 신제품 트럭을 출시하면서 광고 한 편을 공개했다.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장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트럭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런데 굉장히 수상하다. 트럭 위에 트럭, 그 트럭 위에 트럭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총 4대의 트럭이 탑처럼 쌓여있고 그 위에는 한 남성이 비바람과 천둥을 가르며 늠름하게 서 있다. 바로 볼보 트럭의 회장 ‘로저 알름’이다. 그리고 자막이 올라온다. 


 "볼보는 네 가지 새 트럭을 출시합니다. 서로를 운반 할 정도로 충분히 강합니다. 우리 회장님도요"라는 메시지가 나오며 광고는 끝이 난다. 이 광고 영상은 CG를 쓰는 대신, 트럭을 크레인으로 한 대 한 대 올려서 높이 15m의 트럭 탑 위에 회장이 서서 비바람을 맞으며 실제 촬영을 진행했다고 한다. 트럭 탑 위에 회장이 올라간 건, 그 만큼 튼튼하고 안전하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MZ세대는 이 영상에 열광했다. 유튜브에 업로드 된 영상은 2백만 뷰를 넘었고 지구 반대편 한국에서도 회자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힘이 좋고 안전하다고 아무리 미사어구를 붙여 이야기해도 MZ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는다. 기업의 회장 정도가 올라타 있어야 기업의 진정성을 인정한다. 볼보의 사례를 보면, 진정성을 전달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최소한 말만 하는 것 이상의 행동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MZ세대가 ‘갓 브랜드’로 칭하는 ‘매일유업’도 MZ세대에게 브랜드가 가진 진정성을 잘 전달한 브랜드다. 대표적인 사례를 이야기하면, 어떤 한 소비자가 매일유업에게 빨대 부착 제품의 환경 오염을 걱정하며 빨대와 편지를 보냈는데 이를 고객최고책임자(CCO)가 직접 손편지로 답장을 보내면서 MZ세대에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편지 내용은 ‘의견에 공감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말로만 개선 이야기를 전할 수도 있었고 잊혀질 수 있었다. 그러나 매일유업은 실제로 환경 보호를 위해 변화하고 있는 모습을 고객에게 보여주었다. 빨대가 없는 요구르트 제품 ‘엔요’를 매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으며, 커피 제품 ‘바리스타룰스’의 알루미늄 뚜껑을 예전보다 재활용하기 쉽게 바꿨다. 이를 알아본 MZ세대는 매일유업을 칭찬하였고, 소비자와의 약속을 지키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에서 MZ세대는 매일유업에게 진정성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진정성있는 행동 때문이었을까? 매일유업은 MZ세대에게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며 유가공 시장 내 모든 지표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MZ세대는 진정성있는 브랜드를 좋아하며 그 브랜드를 신뢰하고 팬이 된다.


MZ세대를 설득하고 싶은 브랜드라면, 정신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단순 물건의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만약 누군가 나를 인간적 관계가 아닌 비즈니스적 관계, 거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다는 게 느껴지면, 그 사람과는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 앞장에서 강조했듯이 소비자에게 우리 브랜드의 이즘을 전달하여 공감을 이끌어야 하며, 소비자와 소통하며 개선해나가야 하며, 지속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주어 이들이 진정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MZ시대를 살아가는 브랜드에게 필요한 건 ‘진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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