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브랜드 유튜브 채널에는 명확한 ‘컨셉’이 있다
‘링크드인'은 ‘비즈니스를 위한 SNS’라는 명확한 컨셉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여타 서비스들이 일상을 공유하고 콘텐츠를 즐기는 SNS로 일반 대중을 공략할 때,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정보를 공유하고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 구인·구직을 하는 니치 타깃을 공략했다. 그 결과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구인·구직을 원하는 전 세계 6억 명의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SNS가 될 수 있었다. 이처럼 무언가를 기획할 때 기본이 되는 건 명확한 타깃에 따른 ‘컨셉 잡기’다.
브랜드 유튜브 마케팅도 마찬가지다. 우리 채널만의 명확한 콘텐츠 컨셉을 규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익스트림 스포츠와 관련된 콘텐츠를 소비하고 싶을 때 ‘레드불TV’를 찾는 것처럼, 브랜드 유튜브 채널에는 우리 채널에 방문해야 할 명확한 콘텐츠 컨셉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를 위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타깃팅이 필요하다.
ODG는 데일리 키즈, 성인 의류를 선보이는 패밀리 패션 브랜드다. 유튜브 채널로 유명해져서 패션 브랜드까지 유명해진 케이스다. ODG 유튜브 채널이 유명해진 이유는 아이의 관점과 생각을 담아내는 ODG만의 명확한 콘텐츠 컨셉이 있기 때문이다.
ODG는 ‘You were a kid once, 당신도 한때 아이였다’라는 슬로건으로 어린아이의 시선 중심으로 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ODG는 아이와 어른이 모두 입을 수 패밀리 패션 브랜드이므로, 아이와 어른이 교감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낸다. 따라서 모든 콘텐츠의 주인공은 ‘어린아이’이며, 아이와 대화하는 어른(셀럽)이 출연하여 자연스럽게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모습이 굉장히 재미있는데, 노래방에서 가수 신용재가 노래를 부르고 신용재를 모르는 고등학생이 그에게 “아저씨, 가수 해도 되겠어요”라고 말하며 재미를 유발한다. 어른들은 상상하지 못했던, 아이들만의 순수한 시선이 만들어내는 재미가 있다.
ODG 채널의 콘텐츠 제작자 윤성원 감독은 “흔히 어른이 되면 ‘나는 누구고 여긴 어디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럴 때 지표가 될 수 있는 영상을 만들고 싶었다”라고 인터뷰했다. 그의 말처럼 ODG의 콘텐츠를 보면, 삶의 방향성을 알려줄 때가 많다.
‘나 슈퍼스타K 나갈거임(Feat. 강승윤)편’은 17세에 인기예능 슈퍼스타K로 유명해진 가수 강승윤이 아이들 앞에서 다시 17세인 척 연기하며 가수가 되고 싶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내용이다. 강승윤은 아이들에게 “유명해졌는데 사람들이 날 욕하고 싫어하면 어떡해?”라는 고민을 털어놨는데, 아이들의 대답은 굉장히 명쾌했다. 개무시 하라는 것이다. 좋아해 주는 사람들만 생각하면 되지, 왜 굳이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냐며, 강승윤을 위로했다. 많은 사람이 이 영상을 보고 위로를 받았다. 항상 모두에게 좋은 사람일 수는 없는데, 우리는 강박적으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이러한 마음의 짐을 아이들이 꽤 심플하게 깨부수어 준 느낌이었다. 이처럼 ODG의 콘텐츠는 아이의 관점에서만 볼 수 있는 따뜻함이 있다.
유머나 자극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ODG의 콘텐츠는 잔잔하고 지루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콘텐츠란 없다. ODG는 어른들, 그 중에서도 삶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으로 답답해하는 어른들을 겨냥했고 300만 명의 구독자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어린아이의 시선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는 ODG 말고는 딱히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ODG의 콘텐츠 컨셉은 분명하다. 명확한 콘텐츠 컨셉은 고객 머릿속에 우리 브랜드 채널을 각인시킬 훌륭한 장치가 되어준다. 사실, 명확한 컨셉의 중요성은 유튜브 마케팅을 넘어 모든 콘텐츠 마케팅에 필요하며, 마케팅을 넘어 비즈니스 전반에 필요한 기본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형용할 수 없는 수많은 콘텐츠들이 소비자의 터치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요즘,
콘텐츠를 통해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를
힘 있는 하나의 컨셉에 담아내야 한다.